“김정일 쓰러지고 2~3일 후 정보 입수 … 지금은 혼자 양치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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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술을 받았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현재 양치질을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김 위원장의 최근 상황에 대해 “거동이 불편하지만 양치질을 직접 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의 병세가 호전 중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66세의 김 위원장이 평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정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뇌혈종일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뒤 정보 당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징후를 포착한 시기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쓰러진 뒤 2∼3일 후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회 정보위 위원인 한나라당의 정의화 의원은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의식은 정상적으로 회복된 것 같지만 한쪽에 운동장애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와 함께 지난 9일 정권 수립 기념일을 맞아 노동당 중앙위원회,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북한의 5대 권력기관이 김 위원장에게 충성서약 격의 ‘축하문’을 보낸 데 이어 다른 기관들도 충성서약에 나서게 하는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5대 기관 외에 다른 기관에서도 충성 서약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공백에 따른 체제 결속 차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에 따른 북한의 집단지도체제 도입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이미 집단적인 지도체제, 이른바 민주집중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74년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지목돼 후계 수업을 받아 왔던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인 정남과 정철은 나이가 어린 데다 별다른 정치적 경험과 공적이 없다”며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는 어떤 형태로든 군부가 관여하는 집단지도체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 이을설 전 호위사령관 등 군의 원로그룹과, 김격식 인민군 총참모장을 필두로 한 군의 신진 세력이 조화를 이룰지, 갈등을 빚을지가 향후 북한의 정국 상황을 가늠할 주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북한 측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9·9절 열병식 불참을 지난 11일 재일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선신보는 평양발 ‘공화국 창건 60돌 경축 노농적위대 열병식’ 기사에서 “이날(9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모습은 없었지만, 한 일군(일꾼)은 ‘(열병)대원들의 마음속에 김정일 장군님의 영상이 있었다’고 해설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또 “노농적위대 열병식은 최고영도자의 단호한 결단이 펼쳐 놓은 광경”이라며 “정규군의 열병식이 아니었던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고 해 북한 이상 징후설을 반박했다.

신문은 이어 “국경절의 노농적위대 열병식은 세상에 보란 듯이 진행됐다”며 “미국 인공위성들이 정탐 행위에 이용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하늘에서 광장을 누비는 대원들의 의지는 가늠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내용 공식 매체인 노동신문은 12일 김 위원장의 건강은 물론 열병식 불참 사실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수령 결사옹위’를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공화국 창건 60돌을 성대히 경축한 기세로 총돌격하자’는 사설에서 “혁명의 수뇌부에 철통같이 뭉쳐 수령 결사옹위로 빛내어 가야 한다”며 “영도자를 중심으로 하는 천만군민의 일심단결은 주체 조선의 상징”이라고 보도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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