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만 세계신 금빛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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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육상의 간판스타 홍석만(33·제주도장애인체육회·사진)이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육상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홍석만은 대회 엿새째인 11일 주경기장인 궈자위티창에서 치러진 400m T53(휠체어를 타고 트랙에서 하는 종목) 결승에서 47초67의 세계신기록으로 2위 중국의 리후자오(48초43)를 0.76초 차로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홍석만은 이로써 2004년 아테네 올림픽 100m와 200m 우승에 이어 올림픽에서 3개째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앞서 9일 열린 남자 4×100m에서는 계주팀을 이끌고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깜짝’ 2관왕을 달성해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육상계를 놀라게 한 홍석만은 4년이 지난 베이징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한국이 자랑할 세계적 육상선수임을 입증했다.

홍석만은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으면서 두 다리를 못 쓰게 됐다. 정식으로 휠체어육상에 입문한 것은 1995년이다. 제주산업정보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는 당시 한 장애인마라톤 대회에 재미 삼아 참가하면서 ‘운동선수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고, 같은 해 열린 대구 휠체어마라톤 부문에서 ‘덜컥’ 우승하면서 인생의 방향이 결정됐다.

2005년 8월 결혼식을 올린 홍석만의 부인 이데 에스코(35)는 일본인이다. 두 사람은 98년 일본 오이타에서 열린 장애인마라톤 대회에서 선수와 자원봉사자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이후 한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아테네 패럴림픽을 앞둔 2004년 초 대한해협을 오가며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됐다. 이후 아테네 대회 2관왕을 차지한 뒤 홍석만이 에스코에게 청혼했다.

두 자녀의 아버지인 홍석만은 “아이에게 좋은 선물을 금메달로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있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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