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홀릭 기자의 지리산 기행 ⑥ 지리산자연휴양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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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농촌과 산촌 속으로 직접 파고드는 여행은 별미중의 별미다. 하지만 체력과 시간 등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 다면 요원한 얘기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시라. 지리산에는 몸이 허약한 고령자나 시간에 쫓겨 사는 청소년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휴양림이 있다.

지난 96년도에 개장한 ‘지리산자연휴양림’은 지리산자락 벽소령 아래 두메산골에 위치해 있다. 정확히는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161번지다. 성수기에는 수백 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간다. 봄에는 벽소령의 잔설 아래 산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하며 고로쇠나무수액을 마실 수 있고, 여름에는 계곡에 흐르는 맑고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세월을 낚을 수 있다. 가을과 겨울 또한 산에서만 접할 수 있는 각종 풍경과 놀이 등으로 사계절 내내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자연휴양림에는 숲 해설사가 있다. 방문객들에게 숲과 자연환경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올바른 숲 탐방 방법을 안내하는 서비스다. 이는 3월부터 12월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숲 해설사와 함께 걸으면 갖가지 식물들의 이름과 생태를 전해들을 수 있어 유용하다. 특히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 성인들이나 호기심 왕성한 어린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 좀 더 활동적인 체험을 선물하고 싶다면 ‘지리산 숲속야학’을 추천한다. 숲속 야학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생태교육 프로그램이다. 도시에서는 미처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숲속 고유의 놀이를 체험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리산 숲속야학’은 5월에서 10월까지 이루어지며 수업 시간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다.
어린이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성인반도 있다. 숲 해설가들이 각자의 분야를 살려 야학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업 내용은 식물이름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버려진 물건으로 만드는 우리 사는 세상, 자연과 함께 풀어보는 OX퀴즈, 지리산에 사는 야생동물 이야기 및 벌레이야기, 목공예 목걸이 만들기, 봉숭아물들이기 등 다양하다. 숙박시설은 야영시설 외에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으며 휴양지 내에 3km의 산책로가 있다. 산책로 곳곳에서 놓인 출렁다리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리산자연휴양림의 주변광광지로는 지리산국립공원 내 백무동, 칠선계곡, 벽소령 등산로, 산청의 대원사, 하동의 쌍계사, 구례의 화엄사가 있다. 그리고 시간이 난다면 인근 삼정리의 하정마을 앞 소나무 숲에 가보자. 그곳에는 ‘선유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나무꾼이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하고 있는 선녀의 천의(天衣)를 훔친다는 내용의 동화 “나무꾼과 선녀”의 배경지인 골짜기가 있다.

지리산자연휴양림 http://www.huyang.go.kr/huyang/jirisan/intro/index.html

워크홀릭 담당기자 장치선 charity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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