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金중심 보스.지역주의로 파행연속-정치학회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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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7~29일 부산 파라다이스비치호텔에서 한국정치학회(회장 申正鉉경희대교수)주최로 열리고 있는 「현대 한국정치의 재성찰」주제의 하계 학술대회에선 현실정치에 대한 따가운 비판이 쏟아졌다. 대회에는 신한국당 이홍구(李洪九)대표와 최형우(崔炯佑).이한동(李漢東).박관용(朴寬用)의원,국민회의 김상현(金相賢)의원등 여야중진들이 참석해 정치적 견해를 피력했다.
◇국회파행에 대한 시각=한국외국어대 이정희(李政熙)교수는 한국의회정치는 정부수립 이래 현재의 15대 국회 개원줄다리기에 이르기까지 파행의 연속이라고 비판했다.李교수는 파행의 주원인으로 정치세력들의 이합집산을 꼽고 『정당의 비민주적 정책결정과정,특히 공천과정의 비민주성으로 인해 이합집산이 정당지도자에 의해 강요당하고 있다』며 『보스중심 정당운영,정당간 이념의 차별성 부재가 정당정치의 파행과 직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야중진들의 시각은 대조적이었다.최형우의원은 『책임은전적으로 야당에 있고,특정인의 대권욕 때문에 사사건건 물고늘어지는 대결구도는 타개해야 할 유물』이라고 책임을 양金 탓으로 돌렸다.이에 김상현의원은 『근본 원인제공자는 김 영삼(金泳三)대통령과 집권당』이라며 『이는 4.11 부정선거와 인위적인 여대야소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민주적 정당정치=정용대(鄭用大)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의 정당은 대중정당을 표방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인물본위의 정당이었다』며 『새로운 정당정치 운영을 위해서는 정당활동과 결정이 특정 지도자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보편적이고 독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정책담당기구 강화 ▶당원 엘리트화 ▶당내 경선을 통한 인물교체로 당운영 효율성과 체제의정당성 보강을 주문했다.중진의원들도 줄서기.보스.대권 정치에서열린 정책.민생 정치로 환골탈태해 야 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지역감정해소=건국대 신복룡(申福龍)교수는 『지역감정의 핵심은 호남의 소외이며 이는 인재(人災)이지 천형(天刑)이 아니다』며 『정치인의 개전(改悛)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용대위원은 『3金정치로 지적되는 붕당정치와 지역정치를 타 파하고 지역주의 굴레를 벗어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홍구대표는 『15대 총선에서 국민회의는 9개 시.도에서,자민련은 8곳,집권당은 3곳에서 한 석도 당선시키지 못했다』며 『동질성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지역구도』라고 의문을 제기했고 중진들도 『국민통합』(이한동) 『화(和)의정치』(김상현)를 부르짖었다.
◇선거.행정제도개선=전북대 신기현(辛起鉉)교수는 『의정활동이뛰어난 의원이 낙선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독일식으로 지역구및정당명부에 동시에 등록해 심판을 받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또 의원이 지역구에 연 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대표성을 줄이고 직능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면서 중선거구제 도입을 제시했다.신복룡교수는 도(道)를 없애고 고려시대나 일본의 경우처럼 광역 군.현(郡.縣)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최형우 의원은 『3단계의 행정구조를 2단계로 줄이면 연 9조원의 예산절감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부산=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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