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물가부문선 예상치 빗나가-지표로 본 경기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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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제활동의 결과인 각종 지표를 보면 성장은 아직 괜찮은데 경상수지와 물가가 문제다.
정부는 요즘 하반기 경제운영 계획을 짜고 있다.연초 예상치와상당히 빗나간 거시 지표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경상수지 적자가1백10억달러 정도로 연초 전망치(50억~60억달러)의 두배에이를 전망이다.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관리 목표 (4.5%)를 조금 웃도는 4.8%가 예상되고 있다.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한자리수로 낮아졌다.물건이 덜 팔리다보니 재고 증가율은 지난해 7월부터 줄곧 두자리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중화학공업과 경 공업간의 성장격차(양극화)는 여전하다.20~30%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설비용 기계류 내수출하 증가율도 지난해 4.4분기부터 한자리수로 낮아졌다.
건설경기는 정부가 벌이는 공공 토목공사가 지탱하고 있으며,민간 주택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이런 가운데서도 실업률은 2% 내외로 완전고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러나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줄곧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며,대신 기타 서비스업 쪽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래도성장은 상반기 7.5%선,하반기에 7% 내외를 나타내 연간으론7%를 약간 웃돌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수준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 다.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은 수출 증가율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무역적자가 급증한 올 2월부터다.더구나 총선이 끝난 4월부턴 수출 증가율이 한자리수로 떨어졌고 무역적자는 10억~20억달러 사이에서 맴돌았다.반도체 가격 하락이 수출 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자동차.의류.가구.휴대용전화기.화장품같은 소비재 수입 증가율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아 무역적자를 키웠다.
이런 판에 여행수지 적자마저 불어나고 있다.주말 골프여행에다배낭.피서.피한 여행….반면 외국인의 발길은 뜸해졌다.올들어 5월까지의 여행수지 적자가 9억3천만달러로 지난해의 2.6배다.연간으론 25억달러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기술도입료(로열티)와 해외 광고.선전비도 늘어 무역외수지 적자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5월까지 벌써 29억9천만달러적자로 지난해의 2.4배다.이 추세로 가면 사상 처음으로 올해연간 무역외수지 적자가 무역수지적자보다 커질 전망이다.
93년 3억8천만달러의 「반짝 흑자」를 보였던 경상수지는 94년부터 규모가 늘면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커지고 있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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