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앞으로1년>3.新홍콩의 외국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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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97년 이후요? 그야 물론 도박이죠.사업은 물론이고 나자신이 과연 안전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요.』(홍콩의 인도인 라지브 싱) 『일자리 잃고 필리핀으로 송환될까봐 많은 친구들이 홍콩남자와 결혼하고 있어요.』(필리핀인 가정부 크리스티) 홍콩 반환을 1년 앞둔 홍콩 거주 외국인들은 불안하기만하다.장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홍콩의 식민지역사와 함께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한 인도및 파키스탄인들은 요즘들어 부쩍 분주해졌다.
이들은 97년 이후 중국에 귀화했다 어떤 박해를 받을지 몰라영국의회를 상대로 아예 영국거주권을 발급받기 위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
14만명으로 추산되는 필리핀인 가정부들의 걱정은 더하다.피델라모스 필리핀 대통령까지 나선 결과 중국측으로부터 체류허용약속을 받아냈지만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
홍콩 인근 광둥(廣東)성정부가 반환후에 대비해 필리핀인 가정부보다 임금도 싸고 말도 통하는 중국인 가정부의 대규모 취업을위해 벌써부터 홍콩당국에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방인 아닌 이방인」인 홍콩내 대만인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경제활동은 보장되지만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보호해주던 대만외교부 산하 중화여행사등은 홍콩을 떠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국제적십자사가 지역본부를 홍콩에서 방콕으로 옮기는등97년을 앞둔 외국인의 불안감은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홍콩=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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