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릉군수의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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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종태(鄭宗泰)울릉군수는 급증하는 관광객러시를 맞아 어떻게 울릉도를 보존-개발하는 것이 좋은지,어느 정도의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환경부의 판단과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울릉도에 오는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대량 배출 하고,또 과다한 관광객러시는 천연기념물이 많이 포함된 울릉도의 자연림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듯 하다.
대규모 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할 수 없는 울릉도에서 쓰레기 양산은 도민(島民)의 생존 조건을 위협한다.울릉도에만 독특한 자연경관이나 생태계의 존재양식이 관광객의 발에 짓밟히고 파괴되면울릉도라는 섬의 특징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는 관광산업이나 제조업 또는 유통업을 유치해 주민소득을 급격히 증대시키길 열망하고 있다.지자체의 이런열망은 이해되나 개발이 먼저고 풍광(風光)이나 생태계의 보전유지는 다음이라는 자세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그 지역의 특색이사라지면 그곳에 인적.물적 자원을 유인할 매력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생태계 보존과 관광개발을 조화시키려는 鄭군수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한창 논의중인 환경이 뒷받침할 수 있는 이른바 「지속(持續)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을 머리에 떠올렸는지도 모른다.지속불가능한 개발로치달은 일부 국가에선 지금 그것을 치유하는 작업이 한창이다.미국에선 고어 부통령이 습지(濕地)복원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고,독일에선 시멘트 제방을 허물어 시냇물을 자연스럽게 흐르게 만들고 있다.
생태계의 파괴는 필연적으로 동.식물의 멸종(滅種)을 불러온다.우리 나라에서도 호랑이 등 6종의 야생 동.식물이 멸종됐고,76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고 정부의 환경백서가 공식확인했다.
전 세계적으로 공식확인된 멸종건수는 동물군(群) 4백84종,식물 6백54종이라고 유엔 보고서는 말한다.환경파괴 일변도의 개발에 「NO」라고 말하는 책임자가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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