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군 청사이전 지역이기주의에 발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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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기도화성군의 군청사 이전계획이 군의회의원들의 지역이기주의로진통을 겪고있다.화성군은 지난 93년 초대의회 의결을 거쳐 현재 오산시에 있는 청사를 남양면으로 이전하기로 확정했으나 지난해 6월 출범한 2대의회 (의장 李海祥)의원가운 데 대다수가 이를 반대하며 군이 올해 예산책정시 반영한 청사이전사업비를 전액 삭감해 버렸기 때문이다.2대의회에서는 청사이전부지 선정과정에서 남양면과 경쟁을 벌였던 팔탄면 이전을 요구하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이는 전체의원 가운데 팔탄면 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 출신의원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한편 이같이 팔탄지역 의원들이 남양면 이전을 반대하자 남양면 이장 25명이 집단사표를 내고 실력행사도 불사할 움직임이어서 청사이전을 둘러싼 지역 주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추진경위= 화성군이 오산시오산동868에 위치한 화성군청사 이전결정을 내린 것은 93년 8월.군은 이전부지를 화성군팔탄면으로 선정,군의회에 상정했다.화성군이 팔탄면을 후보지로 선정한것은 당시 팔탄면 지역이 화성군의 중심지역이기 때 문.그러나 군의회는 같은해 9월14일 후보지를 1곳만 선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팔탄면이전안을 부결(반대10,찬성6,무효10)시켰다.이에따라 군은 봉담.남양.팔탄등 3개후보지를 선정했으며 의회측은 94년 11월 이를 표결에 부쳐 남양면 남양리산131의18일대3만6천1백65평을 이전부지로 선정,의결했다.표결결과는 9대8.당시 남양면 지지의원들은 지리적으로 팔탄면이 군의 중심인 것은 사실이지만 남양반도 개발을 위해 남양에 청사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이를 관철시켰다 .
군은 이후 경기도로부터 「군청사 소재지 변경」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이전작업을 추진해왔다.
◇문제발단=군청사 이전문제가 다시 의회의 쟁점이 된것은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부터.군의회의원 17명 가운데 팔탄면과 가까운향남.우정.봉담.정남.장안면 출신의원 10여명이 최초의 후보지였던 팔탄면으로 이전할 것을 주장하면서 지난해 12월20일 임시회에서 군이 승인 요청한 청사부지매입비 32억2천4백만원을 전액 삭감했다.의회는 또 지난 7일 임시회에서도 군이 재차 승인요청한 부지매입비 36억원을 삭감해버렸다.의회에서 남양면 이전을 지지하는 남양.마도.송산면등 남양면과 인접한 지역출신은 7명뿐이다.
이에대해 李의장은 『93년 군의회가 남양면을 후보지로 의결했다 하더라도 현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면서 『개인적으로도 남양면보다 팔탄면이 최적지로 생각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종봉(禹鐘奉.매송면)의원은 『군의회의 의결을 거쳐 화성군.경기도가 확정한 후보지를 반대하고 사업예산을 전액 삭감한것은 지역이기적인 다수의 횡포』라며 『군은 계획대로 이전사업을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화성군의 입장= 화성군청사의 남양면 이전계획은 의회의결사항이므로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경기도의 입장.도는 이에따라 화성군에 군청사 이전에 따른 군조례 개정을 서두르도록 지시했다.그러나 김일수(金日秀)화성군수 는 『주민들의 의견이 양분되고 있는데다 의회마저 남양면 이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군청소재지 변경조례 제정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면서『의회와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해 최종적으로 이전후보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 다.이에대해 남양면 주민들은 군측이 남양면 이전계획을 적극 추진하지 않는 것은 金군수가 팔탄면 출신이기 때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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