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Q : 다리에 쥐가 났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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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펼친 역도 이배영 선수와 첫 금메달을 안겨준 유도 최민호 선수는 다리의 쥐 때문에 울고, 울었다. 이 선수는 경기 도중 장딴지에 쥐가 나 바늘로 10여 차례 자신의 다리를 찔렀으나 결국 경기를 그르쳤다. 최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쥐 때문에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다리의 쥐는 주로 종아리나 발(발가락)에 생긴다. 의사들은 급성 근육경련이라 부른다. 다리 근육이 단단히 뭉쳐 근육이 꽉 조이는 느낌이 수초에서 길게는 15분까지 지속된다.

대개는 잠을 자거나 기지개를 펴거나 운동할 때 나타난다. 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이호 교수는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은 근육의 성장 속도가 뼈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쥐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무리한 운동이나 작업으로 인해 근육 내 영양분·산소가 결핍돼 노폐물(젖산 등)이 쌓일 때도 일어난다. 무더운 날씨에 운동할 때 탈수의 한 증상으로 쥐가 생기기도 한다. 혈액순환 장애를 유발하는 질병이나 신경계·근육계의 이상도 경련의 발생 원인이다.

급성경련이 났을 때 최선의 대처법은 스트레칭. 발에 쥐가 났다면 발의 앞꿈치로 서게 한다. 경련이 사라지면 발을 가볍게 주물러준다. 종아리에 쥐가 났을 때는 무릎을 펴고 엄지발가락을 포함한 발가락 전체를 발등 쪽으로 천천히 쭉 당겨준다. 쥐가 허벅지 뒤쪽에 생겼다면 무릎을 쭉 펴고, 허벅지 앞쪽이라면 무릎을 구부린다.

스트레칭을 하기 앞서 근육 경련인지 파열인지 잘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 파열 등 근육 손상이 있다면 스트레칭은 오히려 해롭다. 동네 축구를 하다가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사람을 주변 동료가 근육 경련으로 오인, 발목을 머리쪽으로 꺾어주는 종아리 스트레칭을 해 근육 파열이 더 심해진 환자가 종종 있다.

쥐가 난 부위를 더운 물(40도C 가량)에 담그거나 핫팩, 따뜻한 수건 등으로 찜질하는 것은 유익하다. 그러나 온찜질 뒤 경련 부위가 붉은 색을 띠며, 열이 나고 부어오르며, 통증이 점차 심해지면 단순한 쥐가 아니라 근육 손상이기 쉽다.

건국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정훈 교수는 “쥐가 난 부위를 침이나 주사 바늘로 찌르는 것은 한방(경혈 자극)과 재활의학과(동통 유발점 차단술)에서도 간혹 사용하는 치료법”이나 “일반인이 직접 바늘로 찌르면 감염 위험이 있다”고 충고했다.

운동 중엔 전해질이 함유된 스포츠 음료(이온 음료)를 마시거나 비타민 B1 또는 마그네슘이 풍부한 바나나·견과류(호두·아몬드 등)를 먹는 것이 근육 경련 예방에 유익하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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