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주민 동병상련 온정

중앙일보

입력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는 1977년 11월 발생한 이리역(현재 익산역) 폭발사고의 확대판입니다. 언론을 통해 본 용천역 사고현장은 폭격을 맞은 듯한 사고 당시의 이리역 일대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이리역 폭발사고를 겪었던 김재선(63.전북 익산시 신동)씨는 27년 전 사고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이리역 폭발사고는 이리역 구내 4번선에 대기 중이던 1011호 화물열차에 실려 있던 다이너마이트 30t과 뇌관 280kg이 한꺼번에 폭발해 59명이 사망하고 1402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였다. 이리시내 주택 1만3362채 중 9530채가 파괴됐다. 북한 용천역 참사도 이리역 사고와 마찬가지로 역 구내에서 발생했다. 지난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161명이 사망하고 1300명이 부상했다. 피해지역만도 반경 2km에 달해 8100여채의 가옥과 30여동의 건물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에는 긴급의료 및 구호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병상련을 겪었던 익산시민들은 27일 '용천역 열차참사 돕기 범익산시민운동본부'를 설치하고 북한동포 돕기 운동에 나섰다.

종교계.시민단체.각급 기관 관계자 등이 이날 오전 익산시청에 모여 긴급 구호대책을 마련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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