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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일기>SBS '오장군'주연 오지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내 성(姓)을 제목으로 내건 「준실명」드라마 출연은 이번이 세번째다.
『오박사네 사람들』(92년)『오경장』(94년)에 이어 『오장군』을 이달부터 시작했다.
워낙 내가 코믹한 탤런트로 시청자에게 뿌리박혀 있어 제목에 내 성을 달면 『오지명을 보려는 시청자만으로도 최소한 흥행은 된다』는 방송사의 생각 때문인 듯하다.덕분에 나는 『나잇살이나먹은 배우가 개그같은 연기만 한다』는 얘기를 듣 게 됐다.
원래 내 성격은 코믹과는 정반대로 무뚝뚝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해 주변에선 「니힐리스트」라 부를 정도다.그런데도 「무조건 웃기는 배우」로 굳어지는 현실이 싫어 지난 1년간 시트콤출연을철저히 고사했다.그런 내가 또다시 내 성을 딴 드라마에 나오게된 것은 『오장군』이 전작들과 다른 멋진 면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오장군』은 일요일 아침 드라마답게 부담없고 재미있는내용속에 잊혀졌던 순수한 동심을 되살려주는 「어른들의 동화」다. 내가 맡은 주인공 오장군은 일종의 「바보」캐릭터로 평소 덜렁대긴하지만 자기 잇속은 차릴줄 알았던 「오박사」나 「오경장」과는 다르다.
일정한 직업없이 만두집 사장인 어머니 밑에서 임시직 운전사나하면서 소일하는 백수지만 마음만은 순수한 사람이다.그가 벌이는짓거리들은 천방지축 일색으로 동네의 「트러블 메이커」지만 속마음은 남을 도와주는 데서 조그마한 기쁨을 찾는 현대판 돈키호테다.드라마가 시작된지 한달도 안됐지만 나는 내 배역이 아주 맘에 들었다.
앞으로 오래오래 「오장군」이 내 분신이 되어 시청자들에게 웃음속의 생각을 안겨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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