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차리기는 주부의 몫' 고정관념이 외식 부추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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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각종 부엌용 가전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온갖 인스턴트식품과 반찬가게까지 등장한 요즘에도 「식사준비=주부의 의무」라는 고정관념은 아직도 굳건하다.따라서 여기서 벗어나려는 여성들의 욕구가주문식사나 외식같은 「소비」차원의 변화로 표현되 고 있다고 여성학자들은 진단한다.
15일 서울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여성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음식문화와 여성」을 주제로 발표하는 유정아 서울대 지역종합연구소 연구원은 가정에서 식사준비 때는 남편의 기호가 가장 중시되면서 외식 때 메뉴 결정권은 주부가 쥐 고 있는 2중적 현실을 이같이 분석한다.유씨는 『남편의 식사준비 참여는 맞벌이 여부와 관계없이 가사노동을 서로 나누기 위해서라기보다 남편의 개인적 성향.취미에 달려있다』며 『그래서 주부들은 「여자의 일」로 못박힌 「식탁 차리기」보다 동등하게 즐길 수 있는「외식」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생활문화에 대한 여성학적 고찰」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선 음식.주거.복식.출산문화와 여성을 주제로 각계 학자 20여명이 비판적 토론을 벌일 예정.자기희생 일변도의 전통적 모성상과 과외선생님 물색에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현대적 모성상사이에서 겪는 갈등,「프로페셔널 주부」를 강조하는 광고공세에서받는 전업주부 스트레스 등이 논쟁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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