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자업계 새 활로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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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만 전자업계가 구조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80년대말 유통시장 개방에 따른 일본산 가전제품의 쇄도로 가전산업에서 컴퓨터산업으로 전환,활로찾기에 성공했던 대만 전자업계가 다시 한번 사활을 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 전자업계는 가전제품 포기후 컴퓨터 마더보드(基板)조립으로 재미를 봐왔다.
그러나 미국 인텔사가 지난해 펜티엄 칩 발표후 마더보드와 칩을 결합한 복합제품 생산에 주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인텔은 올해안에 컴퓨터 CPU 3천만개,마더보드 1천만개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게다가 미국 등 주요국 컴퓨터업체들의 가격파괴로 대만 컴퓨터업계의 가격경쟁력 또한 큰 타격을 받았다. 이같은 위기속에서 대만은 두가지 타개책을 마련,전력투구하고 있다.
첫째,컴퓨터산업의 주변에서만 맴돌던 대만이 핵심분야에 진출,인텔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즉 국가적 차원의 투자를 통해97년까지 펜티엄칩의 다음 세대인 P6와 P7을 독자기술로 개발한다는 것이다.여기서 성공할 경우 대만은 단순 조립에서 벗어나 컴퓨터 하드웨어의 일관생산이 가능해진다.
둘째,반도체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다.앞으로 3년간 85억달러를 투자해 11개의 신규 반도체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16메가D램 월1천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대만은 반도체 시황악화에 따라 여타 국가들이 시설감축에 들어간 것 과는 대조적으로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다.
또 현재 대만내 수요의 15%만 충당하는 실리콘 웨이퍼 생산시설 확충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예정대로 98년말까지 월60만개의 8인치 웨이퍼를 공급할 경우 대만은 이 시장에서 주요공급처로 자리잡게 된다.
이같은 대만의 밀어붙이기 전략은 지난 몇년동안 누적된 무역흑자를 든든한 발판으로 강력히 추진되고 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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