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하이닉스 中 공장 설립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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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공장 설립안이 채권금융기관 간의 이견으로 부결됐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서면결의에서 하이닉스의 경영정상화 방안 수정계획이 부결됐다"면서 "해외공장 추진안 등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방안 수정계획에 포함된 세 가지 방안 중 해외공장 추진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나머지 두 가지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최근 ▶해외공장 설립 추진▶미국 오리건주 유진공장 매각 철회▶채권단 보유의 하이닉스 지분매각 제한조치를 단계적으로 푼 뒤 부분 매각 등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 수정계획을 마련했었다.

하이닉스는 당초 미국 ST마이크로와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 정부 등과 함께 올 하반기부터 우시에 15억달러를 투자해 200mm(8인치) 웨이퍼 2만장과 300mm(12인치) 웨이퍼 1만7000~2만장가량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해외공장 추진안을 제외한 다른 안에 대해 찬성하는 '조건부 찬성'입장을 밝혔다"면서 "2006년까지 빚 상환이 유예된 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채권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좀더 확인한 뒤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중국 공장 설립안은 최소한의 투자로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상계관세.반덤핑 등 무역장벽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채권단과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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