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 광고시장 벌써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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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월드컵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지상 최대의 이벤트라 할 월드컵대회는 단순한 스포츠제전을 넘어 그 자체가 거대한 상품광고의 장(場)으로 잘만 하면 이를 계기로 세계적 브랜드로 도약할 수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월드컵과 축구를 소재로 한 광고들이 봇물 터지듯 하는가 하면 축구스타들이 광고모델의 새로운 공급처로 등장할 조짐이고 광고회사들은 월드컵 광고특수와 스포츠 마케팅시장확대에 기대에 부풀어 있다.
◇광고주=현대그룹은 월드컵 공동개최 발표가 나오기 무섭게 전체 일간지의 맨 뒷면을 싹쓸이해 축하광고 공세에 나선데 이어 계열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에 스포츠사업팀을 신설해 월드컵관련 마케팅을 전담시키는 등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 다.
한화종합화학.남양유업 등도 유치광고를 내면서 「2002 월드컵 코리아」라는 유치위원회 공식휘장을 활용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월드컵 유치를 곧바로 상품광고에 끌어들인 발빠른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LG전자는 월드컵 경기장면과 「월드컵도 실감나게」라는 헤드카피로 와이드화면의 LG아트비전 광고에 나섰으며 진로소주도 과거의 「일본열도점령」편에 「월드컵은 함께 하지만 술은 진로」라는 카피를 더해 상품광고로 연결하고 있다.
현재 대형 광고주들의 가장 큰 관심은 공식 스폰서십의 획득 여부다.일본의 후지컬러.브라더공업 등이 국제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일약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에서 보듯 월드컵 공식 스폰서 확보는 월드컵이 세계시장에 뻗어나갈 수 있는 황금무대이기 때문이다.
공식 스폰서에 관심이 큰 시장은 맥주.음료.필름.카메라.와이드TV.비디오카메라 등으로 아직 조직위도 출범하지 않은 가운데저마다 「적극 추진」을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맥주의 경우 88올림픽의 공식맥주였던 OB에 대해 하이트가 『이번만은 빼앗기지 않겠다』며 도전을 선언해 이번 월드컵유치전 이상의 불꽃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광고업체=2000년대에 들어서면 현재 매년 20% 정도의 성장세가 5% 이하로 수그러들 것이라는 예측 아래 경영계획을 짜왔던 광고업계는 월드컵 유치로 향후 10년간은 월드컵 특수가이어질 것으로 보고 새로운 시장전략 마련에 부산 하다.
지난해말 스포츠사업팀을 따로 구성해 애틀랜타올림픽의 국내 스폰서십 판매대행을 맡고 있는 제일기획의 한 관계자는 『시장규모가 1조2천억원이던 88올림픽 당시 3천억원의 순수 광고시장을포함해 각종 이벤트사업 등 모두 1조원 규모의 특수를 누렸던 점을 감안하면 7년후 한.일월드컵의 광고특수는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전담팀을 두고있는 제일.대홍.금강기획.한컴.오리콤 등 외에도 광고업체의 스포츠 마케팅팀 신설이 잇따를 예상이며 개.
폐회식과 전국에서 펼쳐질 각종 문화행사 및 기업체들의 프로모션대행권등을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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