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축구 韓.日 공동개최-각국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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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결정에 대해 전세계 언론들은 21세기의 첫번째 월드컵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린다는 사실에 대해 환영과기대감을 나타냈다.일부 언론은 「절반의 승리」 또는 「두배의 기쁨」이라는 말로 공동개최를 평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1일 한.일간의 2002년 월드컵대회 유치전이 공동개최라는 어려운 결정으로 끝났다고 보도.
이 신문은 그러나▶결승전 개최국 결정▶개최국에만 주어졌던 자동 출전국 선정▶남북한 분산 개최 여부등 몇가지 미해결 문제가남아있다고 말했다.뉴욕타임스지는 한.일 양국은 전통적으로 서로를 적대 또는 경원해왔다고 지적,앞으로도 월드컵 대회의 개막.
폐막식 장소를 놓고 치열한 유치다툼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
[뉴욕=연합] …영국 언론들은 이번 결정이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보도.
타임스지는 『대규모 국제경기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는 점 외에아벨란제 체제에 대한 「계획적 반란」이란 면이 주목된다』고 논평. 파이낸셜 타임스지도 『이번 결정으로 98년 FIFA회장 선거에서 아벨란제의 재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망하며월드컵 광고 계약에 대한 재협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
영국의 BBC와 벨기에 RTBF등 유럽 TV방송들은 정규 뉴스시간에 이스라엘 총선과 러시아 대선등에 이어 월드컵대회의 한.일 공동개최 소식을 세번째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지는 그동안 한.일 양국이 월드컵 단독개최에 총력을 다하다가 막판에 결정적 타협을 이뤄냈다고 전했다.또 식민지배 관계였던 한.일 양국의 치열한 유치경쟁은 정치.외교부문에까지 확산돼 개최 지 최종결정을 매우 곤란하게 만들었다며 그 과정을상세히 보도.
FAZ는 특히 이번 결정은 그간 일본을 적극 밀었던 아벨란제의 패배이자 그와 싸워왔던 유럽 집행위원들의 승리라고 논평.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독립방송(NTV)과 2번 채널인 「드바즈디 드바」방송등 러시아 주요 방송들은 공동개최가 결정된이후 지난달31일과 1일에 각각 저녁시간대 스포츠뉴스를 보도하면서 이를 머리기사로 연이틀 다루었다.
특히 「드바즈디 드바」방송은 『공동개최 결정은 한국의 승리로,일본의 패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코멘트와 함께 한국선수들의 경기장면을 수차례 방송.
그러나 신문들은 속보 경쟁을 안하는 탓인지 별 다른 보도가 없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과 중앙TV(CCTV)는 한.일 공동개최 결정을 별다른 논평.해설없이 짤막하게 보도.
신화통신은 공동개최에 관한 타협이 지난달30일밤 한국의 이홍구(李洪九)전총리와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전일본총리 간의 비밀회동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홍콩의 주요 언론들은 공동개최 결정을 「한국 승리,일본 패배」로 풀이.
영자지 스탠더드는 지난달31일 톱기사에서 『월드컵 공동개최로한.일 양국의 우호관계를 증진시킬 기회가 생겼다』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한국내 축제분위기를 전달.
또 명보(明報)는 라이벌관계의 한.일이 우호 증진의 계기를 맞게 됐다고 분석.
[홍콩=유상철 특파원] …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등 동남아 주요 언론들은 지난달31일에 이어 1일에도 한.일 공동개최를 크게 보도하면서 아시아에서는 처음이자 21세기를 여는 세계인의축구제전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를 기대.
이들 언론은 특히 앞으로 결정될 개최국의 자동진출권 문제와 함께 개회.폐막식 장소,남북한 분산개최등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방콕 포스트지는 대회유치를 위해 일본이 7천5백만달러,한국이 6천만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네이션지는 이번 결정으로 지금까지 일본 단독개최를 지지했던 아벨란제 FIFA회장의 입지는 큰 상처를 입게 됐다며 이번결정은 아벨란제와 FIFA부회장(유럽축구연맹회장)인 레나르트 요한손의 싸움에서 요한손이 이겼음을 의미한다고 해설.
[방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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