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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칼럼

성격에 맞춘 와인 선물하기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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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는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기 좋은 이야기들과 개별적인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만약에 이번 추석에 와인을 선물하고자 한다면, 이왕이면 선물을 받는 사람의 성격에 맞추어 그와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와인을 골라 선물한다면 당신은 더욱 멋진 사람으로 기억 될 것이다. 상대방의 성격을 미리 간파하여 그 사람의 성격과 가장 흡사한 와인 선물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이며 감동까지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성격에 맞추어, 가을의 향기가 살짝 묻어나는 레드 와인들을 위주로 소개하였으니 와인 선물을 고를 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가격은 추측하는 와인샵 기준 권장 소비자가격이며 와인의 빈티지나 와인샵 마다 가격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A. 자신감과 카리스마 넘치는 선이 굵은 지도자형
→ 까베르네 소비뇽을 주종으로 한 프랑스 보르도 와인들

확고한 결단력으로 주변 사람을 압도하는 리더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른바 카리스마를 발하는 강인한 리더쉽과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로 주로 정치인이나 기업인에게서 이러한 성격들을 볼 수 있다. “와인 중의 왕”으로 알려진 포도품종인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주종으로 만들어진 꽤 강인하면서도 장기간 숙성 가능한 와인들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의 메독(Medoc)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이 그러하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맛의 깊이와 향미가 뛰어나고 좋은 균형 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추천 와인 :
1) 샤또 다가삭 Chateau d'Agassac (프랑스) : 크뤼부르주아 등급의 레드 와인으로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을 주는 와인 (6만원 정도)
2) 샤또 뽕떼 까네-뽀약 Chateau Pontet-Canet (프랑스) : 메독 뽀약마을의 그랑크뤼 5등급 레드 와인. 강인한 느낌의 풍미와 여운이 훌륭하다. (10-20만원 정도)
3) 샤또 레오빌 라스 까즈-생쥴리앙 Chateau Leoville-Las-Cases (프랑스) : 메독 생쥴리앙의 그랑크뤼 2등급 레드 와인.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꽤 인기 있는 와인. ( 20-30만원 만원 이상으로 빈티지마다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B. 푸근한 느낌의 성격 좋은 사교 형
→ 멜로(Merlot) 품종이 많이 들어간 와인

살집이 통통하고 원만한 성격을 띠고 있는 와인을 만드는 포도품종 멜로(Merlot)는 다른 포도품종들과 쉽게 어우러져 모난 성격을 부드럽게 해준다. 즉, 즐거운 분위기 메이커와도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는 와인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는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프랑스 뽀므롤 이나 생떼밀리용 지방의 와인들도 주로 멜로 품종을 많이 사용하여 만든 와인으로 좀 더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추천 와인 :
1) 라운드 힐 멜로 Round Hill Merlot (미국) : 부드러운 멜로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훈제요리와 권하고 싶은 편한 스타일의 와인 (4만원대)
2) 샤또 라세그 –생떼밀리용 Chateau Lassegue (프랑스): 멜로가 약 45%에 까베르네 프랑의 유연함이 함께 혼합된 와인으로 생떼밀리용 그랑크뤼 급 와인이다. 이 와인을 처음 맛보았을 때 산속의 버섯향기가 나는 듯해서 한동안 좋아했었다. 초보자들도 좋아할 만한 프랑스 레드 와인(6-8만원 정도)
3) 보리우 빈야드 나파 밸리 멜로 Beaulieu Vineyard Napa Valley Merlot (미국) : 멜로 품종만을 가지고 가장 볼륨 감 있으면서도 훈훈한 느낌의 전형적인 캘리포니아의 고급 멜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8만원)

C. 기획력, 정보력 그리고 전략에 뛰어난 참모 형
→ 이태리의 세련된 토스카나의 와인들

성공한 지도자 옆에서는 항상 우수한 실력의 전략가들이 있다. 이들은 정보력이 뛰어나고 항상 최고만을 추구하면서 남들과 다르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탈리아 와인을 고르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데 그 다양성과 광범위한 와인스타일로 인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이 저렴하면서도 가장 맛있는 와인들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참모 형이 좋아할 만한 와인들은 토스카나의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혹은 일부 수퍼토스칸 와인들이 아닐까 싶다. 어느 유명 기업체의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뛰어난 향기와 부케를 지니면서 적절히 묵직한 바디 감과 함께 훌륭한 균형 감을 지니고 있는 와인들이 많다.

추천 와인 :
1) 일 보로 Il Borro (이태리) : 일보로는 ‘개울’이라는 의미의 마을 명이자 와이너리 명으로 토스카나에 위치하고 있다. 유명 패션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소유하고 있으며 ‘수퍼토스칸’스타일의 개성있는 레드 와인이다. (11만원이상)
2) 피안 델레 비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Pian Delle Vigne Brunello di Montalcino (이태리) : 이태리 유명 와인명가 안티노리가 내놓은 이 와인은 풍부한 향미와 뛰어난 구조감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약 15만원 정도)

D. 현대적 감각이 뛰어나며 단순 명료한 쾌남 형
→ 호주 혹은 현대풍의 스페인 와인들

항상 멋지고 깔끔한 외모를 유지하며 유행을 선도하는 도시형 남성. 성격적인 측면에서도 직선적이고 솔직 담백하지만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하고 배려하는 내면적인 부드러움도 겸비하고 있는 유형. 이러한 성격을 잘 표현하는 와인을 꼽으라면 호주의 와인이 아닐까 싶다. 특히 호주의 쉬라즈는 강인한 바디 감이 첫 인상이겠지만 뒤이어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쵸코렛이나 민트의 향기가 함께 어우러진 기분 좋은 향기로움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젊은 남성들이 좋아하는 와인이기도 하다.

추천 와인 :
1) 빈 555 쉬라즈 Bin 555 (호주) : 호주의 대중적인 와인으로 외우기 좋고 맛도 좋으면서도 가격이 착하다. (약 3만원)
2) 토마스 하이렌드 쉬라즈 Thomas Hyland Shiraz (호주) : 호주의 유명 와이너리 팬폴즈에서 내놓은 꽤 바디 감이 있는 와인으로 뒤에 남는 달콤함이 있어 초보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와인. (4만원대)
3) 파고 플렌티노 Pago Florentino (스페인) : 스페인의 토속품종인 템프라니오를 사용한 이 와인은 남부 스페인의 열정적인 남성을 잘 표현하는 개성 있는 와인. 생기 넘치는 과실적인 명료함은 젊음과 모더니즘 그리고 열정을 표현하고 있다. (8만원대)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최성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