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열병합 발전설비 공사비 100억 이상 부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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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강원랜드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회사가 건설하고 있는 열병합발전소의 공사비가 당초 적정가보다 100억원 이상 부풀려진 사실을 확인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7일 지난해 코스닥기업 K사와 열병합발전소 설비공사 계약을 맺으면서 공사비를 부풀린 혐의(배임)로 강원랜드 김모(56) 전 시설관리팀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김 전 팀장이 K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김 전 팀장이 조성한 비자금을 강원랜드 전·현직 임원과 참여정부 당시 정권 실세 정치인들에게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2006년 기존의 냉·난방 에너지 공급원인 도시가스(LPG)와 한전 전기를 자체 열병합발전설비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김 전 팀장은 당시 열병합발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다. 그는 같은 해 6월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사업 타당성 평가에 대해 자문해 보고서를 받았다. 이때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산정한 강원랜드의 자체 열병합발전소 공사비 적정가는 140억~150억원이었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이듬해 6월 K사와 적정가보다 100억여원이 많은 258억5000만원에 발전설비 공사계약을 맺었다. 강원랜드 측은 “지난 6월 자체 특별감사에서 적정가를 숨기고 계약을 맺은 사실을 적발해 김 전 팀장을 면직하고 부하 직원 2명을 3개월 감봉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원랜드가 열병합발전소 공사 이외에 최근 1200억원대 워터테마파크 조성을 포함해 6000억원 규모의 ‘하이원리조트’ 2단계 공사를 벌이고 있는 부분도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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