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근혜, 복지위서 대권 수업 … 여야 수장들은 외통위 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회는 2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운영위·법사위 등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 한나라당에서 11개, 민주당에서 6개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공동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1개 상임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로써 18대 국회는 원 구성을 모두 마무리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국회는 상임위원회 중심의 운영 구조다. 본회의는 상임위에서 이미 결론 난 안건을 형식적으로 추인하는 요식 절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임위 배치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보건복지가족위(복지위)에 소속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다. 4선의 박 전 대표는 15대 때 산자위를 시작으로 16대 통외통·과기정통위, 17대 국방·행자·환노위를 거쳤다. 박 전 대표가 다양한 상임위 경험을 쌓는 것은 ‘대권 수업’과 관련이 있다. 그가 이번에 복지위를 선택한 것은 최근 쇠고기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먹거리를 비롯한 연금·의료·복지 등 소프트한 이슈의 폭발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오래전부터 국민연금·건강보험 등을 공부해 왔다”며 “복지위 배치를 계기로 민생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욱 신경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17대에 이어 이번에도 외교통상통일위(외통위)를 지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으로서 스포츠 외교의 실력자인 그가 국제통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는 특히 대외비 정보를 많이 다뤄 선망의 대상인 정보위에도 배치돼 국정원에 대한 목소리도 키울 수 있게 됐다. 외통위는 정 최고위원 말고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 여야의 ‘수장’들이 몰려 사실상 ‘상원’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에 앞서 ‘국회상임위원회 위원 정수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규칙안’에 무기명 전자투표를 하고 있다. 이 규칙안은 찬성 99.51%, 기권 0.49%로 가결됐다. [안성식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를 소관 부서로 흡수하면서 더욱 힘을 받게 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문광위)엔 한나라당 정병국·주호영·나경원·강승규·진성호 의원 등 이 대통령의 측근이 대거 진입했다. 미디어·통신 정책 개혁에 대한 여권의 의지와 관심도를 읽을 수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모두 국방위에 배속된 것도 이례적이다. 의원들이 국방위에 가기를 꺼려해 당 지도부가 총대를 멨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안 통과의 길목을 지키고 있는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유선호 의원이 맡는다. 모든 법안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한나라당이 의석이 많아도 법사위원장이 법안 상정을 거부하면 법안 통과에 골탕을 먹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원내 투쟁이 얼마만큼 효력을 발휘하느냐는 법사위원장이 어느 정도까지 여당의 압박을 버텨주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유 의원이 2004년 열린우리당이 추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의 상정을 끝까지 거부했던 당시 한나라당 소속 최연희 법사위원장과 같은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광우병 발생 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5년간 중단하고,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나 수입 중단된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기 위해선 국회 심의를 거치도록 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박승희·김정하 기자

[J-Hot]

▶ "성난 불심 돌릴 길 없어" 청와대 허탈

▶ 취임 이병순 KBS 사장"몇년간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 역도연맹은 질질 끌고, 선수들은 체념상태

▶ '불륜' 할아버지·엄마에 의해 살해된 4세 여아 '충격'

▶ 이용대 "금메달 위해 연상 여대생과 이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