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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아들 ‘적기교육’ 시킨 장현영씨

중앙일보

입력

사설학원이 넘쳐나고 특목중고에 대한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 요즘. 남들은 아이들을 유명 학원에 보내고, 과외까지 시키느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비교적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이 있다. 자신만의 믿음과 노하우로 자녀를 교육하고 있는 독자를 만나봤다.

장현영(40분당구 서현동)씨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중앙일보 독자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몇 년 전까지는 영어학원 강사로 일했다. 사교육을 열성적으로 시킬 법도 한데 그는 아들 이원제(13야탑중2)군을 학원에 보내지 않았다.

“틀에 박힌 생활을 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약아지는 게 싫었거든요.”대신 책을 많이 읽게 했다. 이군이 어렸을 때는 동화책을 목소리 톤과 억양을 살려 실감나게 읽어줬다. 이것이 발표력과 표현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년이 높아지자 수학문제를 푸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 이군이 학습지를 하겠다고 했다. ‘학습지=주입식’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장씨는 처음에는 탐탁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이 원했기에 믿고 학습지를 시켰는데 의외로 큰 효과를 봤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준 것이 자기주도적 학습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장씨는 자기주도적 학습은 부모가 주도적이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자녀를 관찰하고, 그때그때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것. 교육은 딱 맞는 시기에 해야 효과가 가장 크다고 믿는 그는 이를 ‘적기교육’이라고 표현했다.

이군과 함께 스케줄 표를 만들고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매일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다. EBS 동영상 강의를 듣고 스스로 채점하게 한 후, 틀린 문제는 함께 보면서 정답을 찾는다. 틈틈이 대화를 통해 이군의 의견을 묻고 학습과 관련된 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이유를 말해준다. “이렇게 하다 보면 원제의 부족한 점이 뭔지, 어떤 부분을 심화시켜야 하는지 금방 알게 되더라고요.”

‘적기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신문예찬론을 펼쳤다. “사실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었어요. 직장 내 또래 엄마들이나 선배들로부터 유용한 팁을 얻었죠. 그런데 아이가 중학생이 되니까 다르더라고요. 경쟁 때문에 막상 필요한 핵심정보는 알려주지 않아요.” 그래서 택한 것이 신문이다. 신문은 공인된 정보이므로 믿을 수 있고, 교육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더 좋단다.

논술은 고3이나 돼야 하는 줄 알았던 장씨는 프리미엄 섹션 통해 논술의 중요성을 알았다. 논리적인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 신문을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때부터다. 그래서 장씨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바로 역할극 놀이다. 일주일에 용돈 2000원을 추가하는 조건으로 이군이 장씨의 비서가 되어 매일 오늘의 주요 뉴스를 브리핑해준다. 아직은 헤드라인 위주로 신문에 나와 있는 사실만을 전달하는 정도지만 나중에는 특정 사안에 대한 이군의 의견도 비판적으로 제시해보라고 할 생각이다.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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