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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다시 불붙은 미얀마 민주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아웅산 수지여사가 이끄는 미얀마 민주국민동맹(NLD)이 26일 수도 양곤에서 1만여명이 참가하는 반정부집회를 열었다.군사정부인 국가법질서회복위원회(SLORC)는 사전에 NLD 지도자2백30여명을 체포했으나 집회를 막는데 실패했다 .
미얀마는 지난 62년이래 35년동안 강압적 군사통치가 계속되고 있다.그 결과 자원부국(富國)미얀마는 오늘날 세계 최빈국중하나로 전락했다.지난 88년7월 민중폭동은 이에 대한 국민적 불만의 폭발이었다.민중은 최고권력자 네윈장군을 축출하는데 성공했으나,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다시 권력을 장악했다.민정이양을약속한 군부는 90년5월 총선을 실시했으나,전체 의석 4백85석중 3백96석을 NLD가 차지하자 선거무효를 선언하고 NLD지도자 수지여사를 연금했다.
군부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버마식 사회주의」에서 벗어나 경제자유화조치를 취하는 한편 동남아국가연합(ASEAN).중국 등으로부터 투자와 경제원조를 받아들여 경제를 활성화시켰다.이와함께 서방으로부터 경제원조와 투자유치를 위해 지 난해 7월 수지여사의 연금을 해제했다.서방국가들은 군부의 유화조치를 평가,투자와 개발원조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군부는 민주세력의 고사(枯死)를 꾀하는등 여전히 민주세력을 탄압하고 있다.국제사회는 군부가 다시 정치탄압을 본격화할 경우 투자와 경제원조를 재고(再考)할 것이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우리로서도 미얀마 정정(政情)을 무시할 수 없다.또 비단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과거 군사독재를 경험한 역사적 측면에서도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현재 미얀마 민주세력은 지리멸렬(支離滅裂)이다.
그러나 민중은 어떤 계기가 주어졌을 때 폭발적 힘을 발휘하는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보아왔으며 그것을 직접 경험했다.우리가 미얀마 국민들에게 일종의 연대감(連帶感)을 가져야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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