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프리즘>영화감독 코엔 형제-작품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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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파고』는 코엔형제의 6번째 작품.12년동안 여섯작품을 만들었다면 다작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이들은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비평계와 열광적인 팬들의 숭배에 가까운 찬사를 듣곤 한다.
물론 94년의 대작 『허드서커대리인』은 예외였지만.
그래서 이번의 신작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던 셈이다. 『파고』는 코엔형제의 독창적인 세계로의 복귀라는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칸영화제의 기자시사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코엔형제의 괴짜스런 영화를 기대한 팬들에게는 이들의 튀는 감각이 약간 수그러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순한」 작품이다.
조엘과 에단 코엔형제의 영화마술은 84년 데뷔작인 『분노의 저격자』때부터 이미 팬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어둡고 색다른 스타일의 영화는 코엔형제를 미국영화사상 최고의스타일리스트로 만들었으며 이들의 작품은 흥행과 상관없이 제작자들이 서로 만들고 싶어하는 수준높은 영화로 꼽히고 있다.
어둡고 끔찍한 장면들이 있기는 하지만 재치가 넘치는 누아르영화인 『분노의 저격자』는 텍사스의 기분나쁜 사설탐정 이야기.
서스펜스와 등장인물의 상호간 의심이 얽히고 설키면서 살인이 이어진다.
니컬러스 케이지와 홀리 헌터가 주연한 『애리조나 유괴사건』은가족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아이가 없는 젊은 부부가 4쌍둥이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 이 영화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눈부신 촬영기법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밀러스크로싱』은 갱두목의 이야기.
형식상의 독창성과 화려함으로 코엔형제에게 미국 영화의 최고 스타일리스트라는 평가를 받게 했다.
존 터터로가 주연한 『바톤 핑크』는 블랙코미디.브로드웨이에서성공한 후 할리우드로 옮겨온 뉴욕의 극작가가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아 고민하는 이야기로 역시 코엔형제다운 괴짜스러움이 넘친다. 이 작품은 조엘이 가장 좋아하는 로만 폴란스키감독의 공포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바톤 핑크』에 칸영화제황금종려상을 수여한 심사위원장이 바로 폴란스키였다.
조엘과 에단 코엔형제의 마술은 84년 데뷔작인 『분노의 저격자』부터 팬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대중적인 인기는 아니지만 소수의 팬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얻는 대표적인 컬트영화 작가로 12년동안 단 6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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