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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걱정되는 '공노대'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공노대」(公勞代)란 공공부문 노동조합 대표자회의의 준말이다.전국에 1백20여 노동조합과 14만8천여 조합원을 거느린 거대한 단체다.전국전화통신망을 장악하는 한국통신,시민의 발인 지하철공사,전국의료보험을 관장하는 전국지역의료보험조 합 등이 여기에 속한다.수적으로 거대할뿐 아니라 국민생활과 직결된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곳이다.
이 공노대 산하 노조의 움직임이 최근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28일이면 한국통신.서울지하철공사.부산교통공단 등이 쟁의결의를 할 예정이고 곧이어 과학기술노조.조폐공사.서울대병원 등이 뒤따를 예정이다.5월말~6월초에 이들의 쟁의가 집 중적으로 몰릴 위험을 안고 있다.
이들이 쟁의로 맞서는 공통적 쟁점은 임금인상.해고자 복직.전임노조원 축소저지로 요약된다.이중 특히 해고자 복직이나 전임노조원 축소 문제는 노사 양쪽이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이라는 점에서 대결양상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리라 예 상할 수 있다.여기에 향후 노동법개정에서 공노대가 민주노총과의 연대를 통해 세몰이와 고지선점을 노리는 전술적 측면까지 예견된다.
그러나 지금이 어느 때인가.21세기 미래를 대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노사관계를 창출해야 한다고 노사개혁위원회가 구성되고 그 첫 공청회가 오늘 열리는 날이다.상대방의 문제점만 지적하고 자신의 변신은 보이지 않는 지난날의 대결적 노사관계에서 화해와 양보로 새로운 직장풍토를 만들어내자는 새 노사관계의 출발점에 서있다.이런 형편에 국민생활과 직결된 공공부문 노사가 서로의 세다툼으로 대결할 때 과연 누구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갈것인가. 지금이야말로 화해와 양보가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지켜져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오히려 기업노조에선 노사분규가 지난해보다 격감했다.이런 시점에서 공공부문 노사 양측이 어떤 이유에서든 충돌로 나간다면 현안인 노동법개정이나 신노사관계 창출은역시 난망이라는 좌절감만 안겨줄뿐이다.어렵사리 얻어낸 노사화해의 분위기를 깨뜨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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