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대중음악의 뿌리 블루스음악 기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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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현대 대중음악의 뿌리는 블루스에 있다.록.재즈등 많은 장르의음악이 블루스를 모태로 파생돼 나왔고 에릭 클랩턴.지미 헨드릭스등 명인들도 음악적 기반을 블루스에 두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블루스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대단히 낮다.
80년대 중반이후 그룹 신촌블루스와 김현식.한영애등이 블루스적 요소가 짙은 곡들을 히트시키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카바레나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는 느린 템포의 음악」쯤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오랫동안 묵묵히 블루스만을 고집해온 음악인들이 신보를 내놓거나 준비중에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블루스 기타리스트겸 가수 김목경은 오랜 산고끝에 최근 두번째앨범을 발매했다.다소 생소한 이름이긴 하지만 고 김광석의 노래로 널리 알려진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작사.작곡하고 직접 불렀던 인물.
6년간의 영국 유학중 블루스에 심취,거리의 악사 생활을 하면서 「내공」을 닦은 외곬이다.
김목경의 2집은 백인음악인 컨트리적 요소를 가미해 세련된 느낌을 준다.따라서 예전의 서부영화에서 듣던 음악과도 분위기가 상통한다.
반면 블루스 고유의 비장감이나 끈적끈적한 맛은 덜 느껴진다.
정통 블루스를 연주하는 그의 진면목은 라이브공연에서 발견할 수있다.손가락에 「보틀넥」이라 불리는 고리를 끼고 기타 지판 위를 종횡무진 미끄러지는 슬라이드 주법이 일품이다 .
최근 완성돼 발매를 기다리고 있는 윤명운의 『블루스 하우스』는 보다 원형에 가까운 블루스를 들려준다.
경쾌한 블루스 록 『내모습 본적 있소』에서 기타몸통을 두드리는 장단으로 드럼을 대신한 『명운이의 블루스』를 거쳐 아련한 하모니카 선율이 온몸을 휘감는 『부루스를 위한 블루스』에 이르기까지 어느 곡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윤명운은 초기 신촌블루스에 참여했고 한영애가 불렀던 히트곡 『누구없소』를 작곡했던 블루스 맨.이번 음반은 89년과 91년두차례 제작했다가 빛을 보지 못한채 묵혔던 전작에 포함됐던 곡들중 상당수를 재수록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결성10주년을 맞은 신촌블루스의 리더 엄인호도올 여름 새음반 발표를 목표로 부지런히 스튜디오를 드나들고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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