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리처드 스톨츠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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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오는 6월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재즈 기타리스트 와타나베 가주미 등과 함께 「음악 속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클래식과 팝의 만남인 이색적인 크로스오버 무대를 펼치는 클라리네티스트 리처드 스톨츠먼.그는 지난 23일 도쿄예술극왠 에서 프라하체임버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협주곡 A장조』를 협연,정통 클래식에 결코 소홀하지 않는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물흐르듯 유려한 선율과 다양한 음색을 구사한 그는 앙코르곡으로 지난 2월 타계한 일본 작곡가 다케미쓰 도루가 그를 위해 편곡해준 차이코프스키의 『피렌체의 추억』을 연주했다.
그는 연주에 앞서 22일 숙소인 미야코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자신의 음악관을 털어놓았다.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인가.
『한국방문은 11년만이다.지난 75년 김영욱.피터 제르킨과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메시앙의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를연주한 적이 있다.』 -당신의 음반 『비전』과 『드림』이 호텔로비나 음반매장에서 하루종일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웃음)한국팬들이 내 음반을 좋아한다니 반갑지만 배경음악으로만 취급되는 것은 슬프다.모차르트도 파티를 위한 세레나데를 작곡했으니 배경음악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하지만 어디를 가나 음악이 범람하는 것은 걱정스럽다.음악이란 침묵으로 시작해서 침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하루종일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크로스오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서로 다른 음악을 동시에 들으며자라났다.아버지는 빅밴드의 재즈연주자였고 어머니는 교회 합창단원이었다.세계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모든 것이 세분화돼 가는 경향이 있다.크로스오버는 피부 색깔이나 빈부의 격 차,세계관이 다른 모든 사람을 한데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물론 최근 크로스오버가 음반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앞으로의 녹음계획에 대해 소개해 달라.
『올해 가을께 베르디.푸치니의 유명 오페라 아리아를 클라리넷으로 녹음할 예정이다.루카스 포스 등이 헌정한 클라리넷 협주곡세곡도 녹음할 계획이다.』 도쿄=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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