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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영화 스릴러物 3편 쏟아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석가탄신일인 24일에 맞춰 6편의 영화가 새로 선보인 이번 주는 성큼 다가선 여름을 예보라도 하듯 3편의 스릴러가 몰려 나와 눈길을 끈다.
『프라이멀 피어』는 순진한 소년의 얼굴을 한 살인범이 놀라운지능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변호사를 배후 조종하는 얘기.마지막까지 관객을 속이며 추리하는 즐거움을 준다.
리처드 기어가 변호사로 등장하고 신인 에드워드 노튼이 이중성격자의 역할을 멋들어지게 해낸다.
마지막에 살인범의 입을 빌려 상황을 설명하는 대목이 김을 빼아쉽다. 데미 무어와 앨릭 볼드윈이 주연한 『주어러』는 재판중인 마피아의 보스를 구하기 위해 고용된 킬러가 무죄 평결을 받아내기 위해 여자 배심원과 벌이는 심리전.
성적 매력이 넘치고 화술이 뛰어나며 냉철한 킬러의 캐릭터가 너무 상투적인 느낌을 주고 여자 배심원과 벌이는 게임도 그다지극적이지 못하다.
국내 첫 사이코 스릴러로 시도한 『피아노 맨』은 추리적 구성은 엉성하면서도 독특한 컬트적 분위기를 풍기면서 시선을 끄는 힘이 있다.최민수.이승연이 주연을 맡아 무난한 연기를 선보이며촬영솜씨가 돋보인다.
한국 스릴러의 가능성을 보여준 점에 높은 평점을 줄만하다.
『랜드 앤 프리덤』은 영국에서 가장 사회성 짙은 감독으로 꼽히는 켄 로치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상을 받았다.
한 장소에서 필요한 장면을 한꺼번에 찍어 나중에 편집하는 방식 대신 순서대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연출,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고 있는 점이 특징.
『흑백소동』은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로 올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니컬러스 케이지가 주연한 93년작 코미디. 니컬러스 케이지의 수상에 편승해 뒤늦게 개봉되지만 흑백인종갈등을 웃음과 함께 성공적으로 전달한다.
인상 깊은 알콜 중독자 연기를 보여준 니컬러스 케이지가 좀도둑역을 맡아 다시 한번 연기력을 과시한다.
『유망의생』은 량차오웨이(梁朝偉)가 창녀촌에서 무료로 주민들을 치료해주는 의사로 등장하는 특이한 형식의 로맨틱 코미디.
골수암에 걸린 환자를 사랑하는 의사와 창녀를 사랑하는 경찰등센티멘털하기 그지없는 인물들을 내세워 웃음을 이끌어 낸다.
유치함을 의도적으로 밀어붙여 역설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형식이 특이하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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