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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칼럼>에베레스트 정상에 꽃핀 한국등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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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8천8백48)은 사가르마타.초모랑마.추랑랑마등 많은 이름을 갖고 있다.산악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오르고 싶어하는 동경의 대상이다.
이 산은 영국이 32년간 끈질기게 도전한 끝에 지난 53년 힐러리경이 셰르파 텐징과 함께 처음 정상에 올랐다.
이후 많은 산악인들이 정상을 밟았다.
93년 5월10일 에베레스트에는 각국 원정대 2백20명이 몰렸으며,한국 여성대원 3명을 비롯해 산악인 37명이 같은 날 등정에 성공했다.
이날 정상으로 향하는 사우스콜(8천지점)에서는 등정차례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이 줄지어 서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힐러리경은 이에대해 『이제 에베레스트에서 모험이나 외경심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국은 힐러리경이 초등에 성공한 이후 24년이 지난 77년 고상돈이 정상을 밟아 14번째 등정국이 됐으며 94년까지 22명이 성공했다.
한국은 84년부터 경쟁적으로 원정에 나서 11년동안 22팀,2백61명의 산악인이 다녀왔다.
매년 평균 두팀이 도전한 셈이다.특히 85년 겨울에는 세팀,93년 봄에는 네팀이 몰려 에베레스트 산자락에 한국 붐을 일으켰다. 허영호는 87년 12월27일 등정에 성공해 폴란드.일본(2회)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겨울등정에 성공했다.
88년에는 대한산악연맹 원정대가 세차례에 걸쳐 6명(김창선.
엄홍길.장봉완.장병호.정승권.남선우)이 정상을 밟아 한 팀에서가장 많은 산악인이 등정에 성공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93년 봄에는 에베레스트 등반사상 유례없는 18개팀,2백20명의 원정대가 몰려 각축을 벌이기도 했다.이중 한국은 4개팀,34명이 원정에 나섰으며 7명이 등정에 성공했다.
이해 4월13일 허영호는 티베트에서 정상을 공격한 후 사우스콜을 거쳐 네팔로 하산,한국 최초로 횡단등반에 성공했다.
5월10일에는 지현옥.최오손.김순주등 3명의 여성 산악인이 올랐으며 5월16일에는 동국대팀의 박영석.김태곤.안진섭등 세 대원이 정상을 밟았다.
특히 박영석은 한국인 최초로 무산소 등정에 성공했으나 하산도중 안진섭대원이 불귀의 객이 됐다.
또한 캠프에 남아있던 남원우대원은 출사표를 남기고 히말라야 3대 난벽중 하나인 남서벽 등정에 단신 도전했으나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
에베레스트 남서벽은 2천이상의 수직벽을 올라야 하는 험한 코스로 75년 영국대가 처음으로 등정한 이후 체코.일본팀만 성공했다. 한국은 8년동안 여섯차례 도전했으며 지난해 10월14일경남연맹대(대장 조형규)가 남서벽 등정에 성공해 에베레스트 등반사에 빛나는 위업을 이룩했다.
당시 김영태.박정헌등 두 대원은 짙은 안개를 헤치고 정상에 오름으로써 세계 네번째의 남서벽 등정국가가 됐다.
이용대(산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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