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달라져야한다>2.놀고 먹는 국회-전문가들의 개선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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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부관리.국회공무원.정치학자들은 대부분 우리 국회의 회의 운영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형식적이고 위압적인 국회에서 실질적이고 부드러운 국회로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의회정치를 전공한 서울대 정치학과 박찬욱(朴贊旭)교수는 상임위.소위의 활성화를 제안했다.그는 『우리 국회법 자체는 대정부질문이라든가 청문회제도등 그런대로 잘 정비돼 있다』며 『가장 뒤떨어진 분야중 하나가 상임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하원 소위에서는 의원들이 장관이하 공무원을 전부앉혀놓고 호통치는 장면은 상상할 수 없다』며 『소수의 의원이 국장등 담당공무원,사회의 전문가,이익관계자들과 정부업무나 법안을 토론하는 생산적인 소회의 문화가 바람직하다』 고 제의했다.
국회공무원으로 미국 워싱턴주재 한국대사관에 파견돼 있는 공충석(孔忠錫)입법관은 『미국에서는 의원직이 공무원보다 힘드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의원들이 입법공부보다 권위의식에 사로잡힌 경향이짙다』고 지적했다.그도 『이미 제도는 잘 돼있는 만큼 상임위나소위를 활성화해 국정현안을 여과하는 장(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운영위의 한 관계자는 『상임위 개선도 중요하지만 본회의 운영도 낭비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예를들어 임시국회 회기가 14일이라고 하더라도 토.일요일 4일,개회식 1일,대표연설 2일,대정부질문 4일을 빼면 실질적으로 상임위를 열 수 있는 날은 3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정기국회 막바지에 1백개 전후의 법안이 통과되는데 세법관련등 20개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1~9월사이의 임시국회에서 다뤄 국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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