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과반확보 일단락 開院정국 혼미 與野 첨예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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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이 20일 과반수의석을 돌파,여대야소(與大野小)로 환경이 뒤바뀌면서 꼬인 정국이 더욱 꼬여가고 있다.신한국당은 여전히 『영입과 개원은 별개』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헌정파괴행위』라고 반발하며 공조를 통한 장외투쟁을 선언하 고 나서 개원(開院)정국이 혼미상태에 빠졌다.
…신한국당은 이날로 과반수확보에 성공,단독국회를 이끌어갈 수있는 명분을 축적했다.특히 김영삼(金泳三)대통령 통치후반기 누수를 차단,국정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셈이다.전성철(全聖喆)대표특보는 『과반수확보 강행은 金대통령으로서 올 정기국회가 민생개혁을 완성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개원협상은 난망해졌다.이에 신한국당은 과반수확보라는 잇속은 챙기면서 흥분한 야권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는 유화전략을 병행할 방침이다.서청원(徐淸源)총무는 『개원전까지 추가영입은 없다』면서 『야당을 대화로 이끌어낼 복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추가영입을 일단 미루고 「다양한 당근」을 갖고 막후접촉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청와대 기류는 사뭇 다르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무슨소리냐.개원전후에 상관없이 영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徐총무 발언에 제동을 걸었다.집권후반기의 안정적 운영에 기대를 걸고 있는 金대통령으로서도 영입과 협상은 별개라는 인식 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협상카드는 여러가지가 논의되고 있다.선거사범 수사의신속한 종결과 정치자금법 개선을 염두에 두는 것같다.야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선거사범 처리를 신속하게 불구속 처리함으로써 야권을 조기에 안심시킨다는 것이다.또 정치자금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야권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당의 이견과 야권의 강력반발로 본격협상은이달말이나 개원일에 임박해서야 가능할 전망이다.
…여대(與大)가 현실로 드러난 20일 국민회의와 자민련.민주당등 야3당은 『정말 이래도 되는거냐』며 허탈감과 분노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자민련 이정무(李廷武)총무는 『여당이 야당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1백49석 정도에서 영입작업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었다』며『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와도 그런 얘기를 나눴었는데 이렇게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드니…』라며 허탈한 표 정.국민회의 朴총무는 『이제 협상은 끝났다』고 단정한 뒤 『우리가 이제 투쟁하는 것밖에 뭐가 남아 있겠느냐』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에 앞서 양당은 각각 김대중(金大中)총재.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가 주재한 간부회의를 통해 신(新)여대야소 정국을 『의회주의를 파괴한 폭거』라고 규정하고 정면투쟁을 결의,양당은 마치 전쟁을 앞둔듯한 분위기다.
야당 당직자들 사이에선 「장외투쟁」「국회내 농성」등의 발언들이 예사로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야3당 공동대책위」회의에서 총재단의 가두 당보배포,보라매공원 집회등에 전격 합의한 것은 이같은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투쟁」만을 무한정 계속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개원거부는 곧바로 여론의 집중비난을 불러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재회담까지 한 마당에 명분없이 물러설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야당의 투쟁은 앞으로 극적인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한계속 강경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김종혁.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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