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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시민단체 음란물과의 전쟁-음란광고 포스터 철거에 전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섹스산업이 번창한 일본 거주 한국인 주재원들은 음란물의 홍수속에서 자녀를 보호하는데 신경을 쏟지 않을 수 없다.
동네 비디오점에 들러도 한켠에는 성인용 음란비디오가 즐비하고,웬만한 시사잡지에는 반드시 나체화보가 실려 있으니 집에 갖고들어갈 수 없다.
심지어 어린이용 만화조차 안심하고 읽힐 수 없을 지경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골칫거리는 매일 가정집 우편함에 투입되는 음란 광고전단이다.
「텔레크라」「투 셧」등의 이름으로 남성들을 유혹하는 음란전화서비스 안내전단이 가장 많다.
반나체의 여성사진이 실려 있기 때문에 혹시 자녀들이 볼까 즉시 쓰레기통에 버리지만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대여섯장의 전단이 투입돼 있다.
이런 환경에 만성이 되다시피 한 일본인들도 최근에는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돼 음란전단 퇴치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아사히(朝日)신문 최근호에 따르면 지바(千葉)현의 자원봉사단체 「해바라기회」는 지난해부터 학교주변의 전봇대나 길가 벽에 붙어있는 음란업소 포스터를 뜯어내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쿄(東京)신주쿠(新宿)구의 한 일본인 주부는 자비로 「청소년에 해로운 비라.전단을 사절함」이라고 인쇄된 스티커를 제작해 이웃에 나누어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요코하마(橫濱)시의 경우 아예 시청이 나서서 1천6백여명의자원봉사자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불법광고 포스터를 철거할 수있도록 신분증까지 만들어주었다.
혹시 철거작업 도중 광고물을 부착한 업자측과 시비가 벌어질지모른다는 염려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음란광고물을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하나로 간주하는시각도 많다.
도쿄의 한 시민단체가 지난 1월 16세 이상의 여성 2백명을대상으로 조사한 「여성에 대한 폭력」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1.1%가 「포르노전단 투입」을 자신이 당한 대표적 피해사례로꼽았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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