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항쟁 역사적접근 돋보여-KBS 16주기특집물"망월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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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오는 18일로 광주항쟁이 일어난지 16주기를 맞는다.TV는 이날을 전후해 그 정신을 기리는 각종 특집을 마련한다.16년만의 성사여부가 기대를 모았던 18일 망월동 추모식 전국생중계는『정부공식행사가 아니어서 중계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무산되는등 광주에 대한 TV의 접근은 아직도 과도기의 조심스런 입장을유지하고 있는 게 현실.그러나 「광주」를 말하기도 조심스러웠던80년대말 진상공개에 주력한 1차원적 특집물이나 5.18주범들이 긴급 구속된 지난해말 책임자 규명.규탄에 초점을 맞춘 2차원적 특집물들에 비하면 16주기 특집물들은 감정적.정치적 차원을 넘어 광주의 역사적 「승화」를 꾀하는 3차원적 접근이 돋보인다. 18일 저녁7시10분 KBS-1TV에서 방송할 5.18특집 『망월동』은 89년2월 광주의 진상을 첫 공개한 두편의 다큐멘터리중 하나인 『광주는 말한다』를 제작했던 남성우PD(현KBSTV1국 주간)가 7년만에 다시 기획한 프로.남 PD는『그때와 달리 이제는 광주문제를 광주만의 아픔이 아닌 전국민의 「역사」로 승화시키는 프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취지를 밝힌다.특집물의 초점도 『항쟁 10일간 죽어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좇으면 광주가 보인다』로 정하고 그 죽음의 집결지인 망월동에서 제작진이 2개월간 상주하며 참배객들의 다양한 표정을 잡았다.전두환 정권의 집요한 묘지해체공작,이장을 둘러싸고 유족들끼리 벌이는 감정다툼등 망월동의 역사도 흐른다.『망월동』은 5월이면 이곳을 찾는 영남등 타지 참배 객들이 시큰한 눈매로 『직접 와보니 느낌이 다르다』고 소감을 말하는데 마지막 초점을 맞춘다.
한편 14일 밤11시30분 방송될 MBC 『PD수첩』과 17일 밤10시15분 방송될 KBS-2TV『역사추리』는 그동안 광주특집물들이 간과하고 지나간 당시의 의혹사건을 파헤친 첫 프로들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PD수첩』은 80년 8월 신군부가 숙정한 언론인 7백17명의 그후를 추적,또 하나의 작은 광주라 할 언론대학살의 전모를 조명한다.또 『역사추리』는 광주항쟁이 간첩과 용공분자들의 소요로 일어난 것이란 신군부의 조작에한 근거가 됐으면서도 언론의 외면으로 그후 흐지부지된 「독침사건」을 파헤친다.
이밖에 광주 조선대 캠퍼스에서 14일 개최될 『열린음악회』(19일 방송)도 조영남과 조선대합창단의 『임을 위한 행진곡』『서시』연주,안치환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자유』,그리고 망자의 넋을 달래는 『씻김굿』등으로 「화합한마당」 을 마련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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