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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새’ 24번째 세계 신기록 … 그녀, 또 자신을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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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가 베이징 밤하늘 위로 날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이 난 여성이 됐다.

이신바예바는 18일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세계신기록(종전 5m4㎝)인 5m5㎝를 뛰어넘으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4년 아테네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다시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출전 선수 12명 중 5명이 탈락한 것을 확인한 뒤 첫 시도에 나선 이신바예바는 4m70㎝를 가볍게 뛰어넘은 뒤 두 번째 도전에서 4m85㎝를 넘어 뒤따르던 제니퍼 스투친스키(미국)를 압박했다. 이신바예바는 이어 4m95㎝마저 성공, 자신이 4년 전 작성한 올림픽기록(4m91㎝)도 경신했다. 다음 도전은 5m5㎝. 1, 2차 시기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극적으로 바를 넘어 9만여 관중을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은메달은 4m80㎝의 스투친스키에게, 동메달은 4m75㎝의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러시아)에게 각각 돌아갔다.

2005년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5m1㎝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3년간 잠잠했던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 직전 5m3㎝와 5m4㎝를 연거푸 넘으며 신기록 행진을 재개했다. 2005년 트레이너와 장대를 바꿨고 바를 넘는 방법에 변화를 주면서 찾아왔던 슬럼프를 극복한 것이다.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온 스투친스키도 그의 분발에 한몫했다.

스피드와 근력, 유연성 3박자를 이뤄야 하는 장대높이뛰기에서 이신바예바가 가장 강점을 보이는 부분은 유연성과 근력이다. 5세 때부터 기계체조를 해 온 그는 15세 때 너무 큰 키(1m74㎝) 때문에 장대높이뛰기로 종목을 바꿨다. 그러고는 체조로 다져진 유연함과 남성을 방불케 하는 근력을 앞세워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도약한 뒤 바를 넘을 때 중요한 유연성과 균형감각, 바로 이 부분에서 그 어느 선수도 이신바예바를 넘어설 수 없었다. 영국 장대높이뛰기 대표팀 코치 스티브 리펀은 이신바예바를 가리켜 “남자의 기술을 구사하는 여자 선수다. 공중 동작은 남자 선수들보다 낫다. 환상적인 기술을 지녔고, 키도 큰 데다 도움닫기도 좋다”고 평가했다.

남다른 경쟁심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이신바예바는 장대높이뛰기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1998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에서 3m90㎝를 넘었다. 메달은 없었다. 기록보다는 우승을 우선시하고, 지고는 못 사는 그가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뛰어난 재질에 후천적 노력까지 더해지자 기록도 쑥쑥 좋아졌다. 여자 장대높이뛰기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이신바예바는 스테이시 드라길라(미국)가 4m60㎝에 금메달을 가져가는 모습을 봤다. 당시 이신바예바의 최고기록은 4m40㎝. 이신바예바가 드라길라의 높이를 넘어서기까지는 2년이면 충분했다. 2002년 4m60㎝를 넘은 그는 이듬해 4m80㎝를 돌파했다. 2003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그는 페오파노바와 아니카 베커(독일)에 이어 3위를 했다. 1위를 하지 못한 마지막 대회였다.

지난달 모나코 수퍼그랑프리에서 5m4㎝를 넘을 때까지 23차례(실외 13, 실내 10)나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4m91㎝)으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05년 7월에는 여자선수 최초로 5m 시대를 열었다.

  베이징=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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