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어느 나라로 보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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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현아(37·서울 도봉구)씨는 초등 5학년 딸인 일영이를 내년에 외국으로 유학 보낼 계획이다. 초6∼중2가 조기유학 적기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어렵게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어느 나라로 보낼지부터 막막하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 어느 나라를 선택하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나라별 유학 특장점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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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진학 꿈꾸면 ‘미국’=미국 조기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목표는 대부분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이다. 현재 미국에는 고등학교 1400여 곳과 대학이 3000여 곳 이상 있다. 종합적인 교양 과목부터 고도의 전문 과목까지 폭넓은 교육이 가능한 나라가 미국이다.

메트로유학 김재현 팀장은 “유학 가는 학교의 학생 수가 적으면 교사와 학생이 가까워질 기회가 많아 적응하기 쉽고, 학생 수가 많으면 방과 후 클럽 활동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명문 사립학교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학급당 학생 수는 10~15명. 공립학교의 절반 수준이다. 명문 10대 사립학교의 입학 시즌은 매년 11월부터 시작한다. 연말까지 입학담당자와 인터뷰 및 학교 투어를 한 뒤 SSAT(9·10·11학년)나 SAT(12학년) 등을 치러야 한다. 학비는 한해 3만50000~4만 달러 선.

자료=교육과학기술부

◇명문대 진학 유리한 ‘중국’=같은 동양권이라 유학에서 흔히 겪는 인종 차별을 덜 느낀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 중국이 세계적인 교역 대상국으로 떠오르면서 미래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중국에선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다. 중국 명문대 진학도 비교적 쉽다. 현지 학생에 비해 외국인의 대학 진학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에 외국인 특례 입학 규정이 있다. HSK(중국한어수평고시) 5등급 이상이면 대부분 대학 입학이 가능하다. 외국 국제학교에선 원어민 교사로부터 영어 수업을 받는다. 교육 여건이 좋다 보니 입학이 쉽지 않다. 베이징의 ISB·WAB·CIS 등 인기 명문 국제학교는 학교별로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다. ISB는 중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미국계 학교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야 한다. CIS는 영어 실력, WAB는 개인능력까지 본다. 중국 유학은 보통 연간 1000만원이면 가능하다. 반면 국제학교는 유학 비용이 2배 이상 들지만 대기자가 많다.

◇유학의 완충지대 ‘싱가포르’=미국이나 유럽을 선호하던 유학생들이 최근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높은 교육 수준,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듀조선 이창남 실장은 “싱가포르가 미국·영국으로 바로 유학을 갈 때 생기는 동·서양의 문화적 충격을 완화시키는 ‘문화 완충지대 역할’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영어와 중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두 언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된다. 방과 후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과정으로 영어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다.

◇미국식 교육하는 ‘필리핀’=필리핀은 값싼 비용으로 미국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나라다. 일대일 과외식 영어 수업도 장점이다. 1인당 개인교습 비용이 한화 2000~5000원 선. 영어 실력이 부족하면 집중과외로 실력을 쌓은 후 미국 등으로 다시 유학을 가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한국인 유학생들은 주로 명문 사립학교나 국제학교에 진학한다. 국제학교는 외국인 교사가 외국 학제에 맞춰 수업을 진행한다. 학비는 연간 1500만원 수준. 10학년제는 CIE가 대표적이고, 12학년제는 Brent가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대학으로 진학하려면 국제학력인증 프로그램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디플로마를 운영하는 학교인지 확인해야 한다.

◇안전하고 높은 교육 수준 ‘캐나다’=캐나다는 국민 총생산의 8% 이상을 교육에 투자하는 선진 교육 국가다. 이다우스스쿨 이재용 대표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유학 보낼 때 가장 염려하는 것이 안전”이라며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범죄율이 말해주듯 안전하고 인종 차별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교육기관이 국가 지원 아래 있다. 이 때문에 영어권 국가 중 학비가 가장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학생들에게 입학을 허용하는 공립학교도 늘고 있다. 입학은 서류 심사 위주로 결정한다. 사립학교는 성적·언어능력·인터뷰 등 입학 조건이 까다롭다. 캐나다 내 외국인 전용학교는 아시아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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