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세계 PC시장 예상밖 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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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성장감속이 예상됐던 개인용컴퓨터(PC)시장이 뜻밖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양대 컴퓨터업계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와 인터내셔널 데이터(IDC)는 지난 1.4분기 미국내 PC출하대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14~15% 늘었고 세계적으로도 증가율이 18%에 달했다고 최근 밝혔다.이는 당초 예상을 웃도 는 실적.IDC 집계를 보면 지난 분기 IBM은 15년전 PC사업에 손댄이래 처음으로 「빅5」에 들지 못했고 PC원조인 애플컴퓨터도 시장점유율이 9.4%에서 6.5%로 떨어지면서 「빅3」에서 밀려났다.반면 세계 최대 PC메이커인 컴팩과 미국 최대 PC통신판매업체인 게이트웨이2000은 1.4분기중 각각 42%,47%의 기록적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94,95년 2년간 고속성장했던 PC와 반도체산업이 지난해 가을부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해 왔다.애플이 적자수렁 속에서 1.4분기 7억5천만달러의 기록적 손실을냈고 IBM과 디지털 이큅먼트는 PC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관련사업을 대폭 축소했다.컴팩과 1,2위를 다투는 팩커드 벨도 자금난 조짐이 있었다.
하지만 업계 전체의 1.4분기 실적은 PC수요가 아직 우려할정도로 포화상태가 아님을 입증했다.달러약세와 메모리 칩 값의 하락 덕택에 미국 PC업계의 가격경쟁력이 다소 높아진 점도 이에 한몫 했다.데이터퀘스트는 올해 PC출하가 세 계적으로 19.1%,미국에선 13.6% 늘 것으로 예측했다.IDC 역시 향후 5년간 PC수요는 미국의 경우 줄잡아 연간 10%,전세계적으로 20% 정도 늘지 않을까 보고 있다.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블루칩의 4월말 현재 주가도 3월의 최저치에 비해 20~30% 올라있다.
문제는 수익성.지난 2월 또 한차례 PC값을 인하한 컴팩은 이로 인해 매출을 40%나 늘리며 2위인 팩커드 벨을 상당한 격차로 제칠수 있었지만 이런 가격경쟁으로 PC업계의 마진폭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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