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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PC통신토론방>유해비디오와 청소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오늘의 주제는 「유해 비디오와 청소년」입니다.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비디오로는 어떤 것들이 있고,어떻게 구별될까요. 이동호=좋고 나쁘고를 가름하기는 모호하지만 별다른 내용 없이 말초적인 성적 자극만을 주는 비디오들이 될 겁니다.그밖에도내용 없는 3류영화와 잔인성을 내세운 폭력물을 들 수 있겠지요. 하기호=특별한 주제 없이 음란이나 폭력을 소재로 한 비디오혹은 불법 복제후 유통되는 비디오를 유해 비디오로 봐야 하겠지요.그리고 정품으로 출시된 비디오 중에도 유해한 소재와 내용을가진 것이 적지 않습니다.
양찬희=하지만 비디오 테이프를 누가 보느냐에 따라 유해성이 판단돼야 할 것입니다.에로물이라 해서 무조건 유해 비디오라 할수는 없겠지요.
하=그같은 비디오들은 성욕의 대리분출이라는 긍정적 측면을 가지고도 있습니다.유해성 여부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집니다.아무리 외설적 소재라 하더라도 예술성을 부여했을 때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또 외설에 대한 모호한 기준으로 가 위질을 일삼는 공륜의 횡포도 개선돼야 합니다.
이=하지만 아무리 작품성이 높아도 외설을 소재로 한 비디오라면 청소년에게 유익할 수 없겠지요.게다가 본전만 뽑으면 된다는생각으로 만들어내는 질이 떨어지는 음란 비디오들은 분명히 해롭습니다. -그럼 청소년들은 유해 비디오를 어떤 방법으로 구하고있습니까.
하=포르노물은 용산이나 세운상가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또 국도등 도로상에 좋은 비디오를 싸게 판다는 간판을 걸어놓고 봉고차에서 일반 비디오 테이프와 함께 포르노물을 섞어 파는경우도 있습니다.
양=서울삼성동 저희 회사 앞에도 있더군요.비디오 테이프를 길가에 펼쳐놓은 좌판대 구석에 숨겨놓고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황보성진=청량리역 주변의 리어카에서 팔고 있는 것을 본 적이있어요.저는 그같은 테이프들은 항상 숨어서만 팔고 있는 줄 알았는데 백주대로에서도 팔더군요.
이=마음만 먹으면 정말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습니다.첫째로 PC통신의 「사고팔고」난에 가보면 많이 있습니다.둘째,소수의 대여점이지만 단골로 가는 비디오 가게에서는 천장을 뜯어서 빼주거나 은밀한 곳에 감춰놓았다 준다고 합니다.그리고 포르노 테이프는 학교 교실에도 돌아다닙니다.저는 또 지하철 역에서 쪼그리고 앉아 음란 비디오를 팔고 있는 광경을 본 적도 있어요.
-유해 비디오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양=얼마전 한 초등학생이 스스로 혀를 자른 사건이 있었지요.
앞에서 이야기했던 포르노물과는 다르지만 그 어린 학생이 어디에선가 그같은 광경을 보았기 때문에 그런 일을 저질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몇번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자칫하면 그 세계에 빠져들어 영화의 장면을 따라하기 십상입니다.살인.강간.자살 등 청소년들이 따라해서는 안될,그러나 따라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 무수히 많지요.
하=현재 성교육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에서 포르노물을 접하는 청소년들은 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유해 비디오에서 보는 것과 같이 왜곡되고 추악하며 폭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기 쉬울 것입니다.
-유해 비디오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없을까요.
하=청소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성인용 에로물 제작자에게는세금을 무겁게 물린다든가,대여료를 비싸게 한다든가,주민등록증을확인한 뒤 대여하게 한다든가 하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양=영화에는 나오지도 않는 자극적인 장면을 내세운 광고로 수요를 만들어내 상업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비디오 판매회사도 각성해야 합니다.
하=극장 영화의 경우 완전 등급 심의제 같은 것이 아주 유효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비디오 영화는 청소년들이 접하기쉽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결국 비디오 대여업자들의 양심에맡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황보=「고등학생 관람가」로 분류돼 있는 영화의 예고편에 외설적인 영화가 삽입되는 경우도 지양돼야 합니다.이런 예고편을 본청소년들은 당연히 호기심이 들어 찾게되지요.
또 음성적인 비디오를 양산시키는 것보다 성인용 전용극장을 만들어 상영케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비디오 제작자나 대여업소의 수준이 그저 돈만 벌자는 것이니까 문제가 있지요.이제 상업적 이익만을 추구 하는 행위는그만 두고 관람자의 여가를 즐겁게 하는 동시에 유익함을 주는 비디오 제작및 유통업자의 노력을 기대해 보고 싶습니다.
-그럼 이제 모두 마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진행.정리 고규홍 중앙일보 독자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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