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반도체경기 흐름 좋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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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하이테크기업들의 올 1.4분기 영업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월가의 관심은 현재 반도체 업종의 향후 경기전망에 쏠려있다.
무엇보다 증권회사 분석가들의 견해가 초미의 관심사다.그 이유는 반도체 경기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던 작년 4.4분기초 증권사 분석가들은 반도체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발표,월가는 물론 전세계 반도체 주가의 동반하락을 가 져오게 했기때문이다.
미국 반도체협회 발표에 의하면 향후 반도체 경기예측의 한 척도가 되는 북미대륙의 수주대 출하비율(BB율)이 금년들어 최근5년이래 최저수준으로 하락했으며 이번 1.4분기 영업실적 발표때 인텔.텍사스인스트루먼트등 대부분의 회사들도 작년에 비해 신규수주 물량이 별로 신통치 않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 반도체 불황은 95년 컴퓨터수요를 잘못 예측한데서 비롯됐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즉 작년 8월 원도95 출시를 계기로 4.4분기 컴퓨터 수요가 전년대비 30%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반도체 업계는 95년 시설투자를 크게 확대했고 컴퓨터제조업체는 반도체 물량 확보를 위해 신규주문을 필요이상으로 늘려왔다.그러나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컴퓨터제조업체는 96년 1월들어 신규주문을 급격히 줄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전망에 대한 월가의 분석은 어떤가.
먼저 비관적인 분석가들은 현재의 재고조정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686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장착한 새컴퓨터의 출시나 공급과잉 상태의 메모리칩 물량소화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이번 재고조정 국면이 올 2.4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수요우위로 반전되고 올해 PC의 전세계 수요도 매출액기준으로 20%정도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이 기대된다고 말한다.올 8월 NT 신버전의 출하와 통신.인터네트산업 등의 꾸준한성장이 반도체의 신규수요창출로 이어져 결국 업계는 장기성장세를지속할 것이란 점도 내세운다.
이러한 상반된 분석사이에서 최근 월가의 반도체 업종주가는 바닥권에서 탈피해 소폭 상승했다.
일단 예상보다 조금 나았던 1.4분기 업계의 실적을 근거로 긍정론이 다소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4월의 각종 경제지표와 오는 9일을 전후해 발표되는 4월의 BB율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월가나 세계반도체 업계는 결국 긍정적인 전망이 곧 현실화돼 지난 6개월이상 장기침체국면에 빠져있는 주가가 힘찬 반등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순재 미국메릴린치 재정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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