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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4년 반 ‘국정 뉴 스타트’… 공세적 드라이브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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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강조한 것은 새 출발이었다. 크게는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60년의 도약을 다짐했다. 작게는 새 정부가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소극적 국정 운영에서 벗어나 공세적 드라이브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그는 과거 60년의 역사를 세계 10대 경제 강국의 기틀을 마련해 준 소중한 역사로 평가했다. 노무현 정부가 대대적인 과거사 정리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8·15 경축사에서 친일과 항일, 좌익과 우익, 억압과 저항 등 분열의 역사를 열거하면서 “분열의 극복을 위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정리와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다섯 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했다. 새 출발의 실천정신으로 ▶기본·안전·신뢰·법치를 거론한 뒤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 ▶삶의 질 선진화 ▶국가 브랜드 제고 ▶유라시아-태평양 시대의 중심 역할을 약속했다.


특히 선진 일류 국가로 가기 위한 법치의 중요성에 힘을 주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제로 톨러런스’(부정·비리·불법에 무관용)로 간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선진국과의 격차가 가장 큰 분야가 신뢰·법치와 같은 소프트 파워”라고 설명했다. 쇠고기 정국 때 원칙 없이 끌려 다녀 국정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자성도 법치를 강조한 배경이 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MB노믹스’의 새로운 엔진으로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을 내세웠다. 남과 북이 세계로 뻗어 가는, 함께 잘사는 꿈을 얘기했다. 또 개인의 행복을 위한 교육과 문화·복지 분야 혁신도 약속했다. 청와대는 경축사에서 제시된 이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실천하기 위해 다음달 중 ‘100대 프로젝트’를 확정, 발표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때 발표된 192개 국정과제와 이번에 발굴한 40개 안팎의 과제를 통합해 100대 프로젝트로 가다듬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개혁과제의 실천에 속도를 내는 게 새 정부의 무력증을 탈출하는 해법이라고 청와대는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이 대통령은 건국 60주년과 미래에 강조점을 둔 반면 정치 현안 등 논란을 유발할 수 있는 이슈들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 문제와 일본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노 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주한미군 재배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자주 국방이나 북핵 6자회담 타결 등을 역설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이날 행사장엔 3만4000개의 의자가 마련됐다. 청와대 측은 “행사장 일대 시민을 포함하면 10만 명 정도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메시지가 담긴 연설을 직접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중 30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행사가 끝난 뒤엔 참석자들과 서울시청 앞까지 행진했다.

경축사는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산하 미래비전비서관실이 중심이 돼 만들었다.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 등은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을 이번 경축사의 기본 개념으로 잡았다. 박형준 홍보기획관을 중심으로 국정기획수석·정무수석·대변인이 5~6차례 독회했다. 법치와 국가 브랜드 제고 등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 대통령이 냈다고 한다.

글=최상연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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