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500m 결승 진출 못한 박태환 “미안해요 … 감사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미안해요.” 자유형 1500m 결승 진출에 실패한 박태환(단국대)은 또 하나의 기적을 바랐던 국민에게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사과했다. 그는 “내 페이스를 잃어 경기가 꼬인 것 같다. 지구력을 유지하기 위해 훈련도 많이 했지만 내 기록이 안 나왔다. 1년 만에 1500m를 뛰어 감각이 떨어진 것도 있고 페이스를 잃고 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15분05초55)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세운 아시아 기록(14분55초08)에 10초 이상 뒤진다. 박태환은 600m 지점부터 힘이 달리는 모습을 보이며 처지기 시작하더니 막판에는 선두권과 40m 가까이 떨어지며 어렵게 레이스를 펼쳤다. 노민상 감독은 “300m까지 너무 치고 나갔다. 그래서 페이스를 잃고 자기 기록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감독은 “15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엔 훈련을 너무 늦게 시작했다”고 아쉬워했다. 지난해 초 태릉선수촌을 나가 개인훈련을 하던 박태환이 다시 태릉에 들어온 것은 지난 2월 말이다. 24주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몸 상태가 현저히 떨어져 있던 박태환이 1500m에 필요한 지구력까지 기르기엔 너무 짧았다. 노민상 감독은 “딱 2개월이 모자랐다”고 말했다.

50m짜리 롱코스 수영장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박태환이 1500m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 경험도 부족했다. 지난해 11월 경영월드컵 시리즈에서 세 차례 뛰었지만 모두 쇼트코스(25m) 대회였다. 여기에 대회 중간에 단거리 종목인 자유형 200m를 하면서 리듬이 깨진 것도 1500m 실패의 원인이었다.

박태환은 “변명일 수도 있지만 감기 기운이 조금 있었는데 2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 조금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를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 1500m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박태환은 이날 헤드폰을 착용하지 않고 경기장에 나왔다. 그는 “숙소에서 깜박 잊고 안 가져 왔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단

[J-Hot]

▶ "집단군무 中 젊은이들, 1년간 군부대서 지옥 훈련"

▶ 이경원 "中 텃세에 실망" 중국어 통역돼 울려퍼져

▶ 펑펑 운 최민호 안아준 '파이셔'에 반했다

▶ 中관중들 호루라기 불자 한국 궁사는 미소

▶ "식당 문 닫기전에 동 나" 선수들 이 요리에 반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