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알돈자처럼 다시 꿈꾸게 될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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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 10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음산한 조명, 긴박한 음악 속에서 능욕당하는 알돈자. 객석을 메운 20, 30대 여성의 낯빛에 긴장감이 감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가장 비극적인 이 장면 뒤에 아무것도 모른 채 등장하는 돈키호테. 과연 그는 시인이자 허풍선이요 미치광이다. 참혹한 현실을 보지 못하고 “고결함과 정의는 항상 이긴다”며 모험을 떠나려니 말이다. 그래서 알돈자는 자신을 ‘고귀한 둘시네아’라고 부르는 돈키호테에게 “꿈꾸게 하지 마라”고 울부짖는다.

‘맨 오브 라만차’에서 알돈자의 절규는 세르반테스의 고전을 뮤지컬로 감상하는 현대 관객의 이중 심리를 건드린다. 꿈처럼 빛나는 무대를 응시하는 동안 우리는 전쟁·기아·살인 등 현실에 만연한 비극을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동안 “똑바른 정신을 가진 것이 미친 짓”이라는 돈키호테의 신념은 끝내 알돈자를, 그리고 관객을 감화한다. 비록 이룰 수 없대도 “다시 꿈꾸게 해 달라”고 다시 매달리는 알돈자처럼 뮤지컬이란 꿈에 위안받으며.
탄탄한 음악과 철학적 스토리로 스테디셀러 지위에 오른 ‘맨 오브 라만차’가 돌아왔다. 9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 문의 1588-5212.

국립오페라단 푸치니 탄생 150주년 공연

자코모 푸치니 탄생 150주년을 맞아 국립오페라단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주요 작 4편을 연속 공연한다. ‘자코모와 여름’이라는 주제하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나비부인’(8월 31일), ‘토스카’(2일), ‘투란도트’(8일) 등이다. 오케스트라가 무대 중앙에 위치하고 그 앞에서 성악가들이 노래하는 형식인 ‘오페라 콘체르탄테’ 시리즈로 이뤄진다. 학생과 4편 모두 예매한 관객에겐 티켓 가격의 50% 할인. 문의 02-586-5282

수원화성 국제연극제 24일까지 열려

올해로 12회를 맞는 수원화성 국제연극제가 24일까지 수원시 화성 화서공원과 경기도 문화의전당, KBS 수원아트홀, 영통미관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불가리아·호주·러시아·핀란드·이탈리아·벨기에·한국 등 7개국 21개 극단이 연극·인형극·음악극·뉴서커스·야외공연극·무용극·전통극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21개 작품을 공연한다.
문의 031-238-6496, theatre.sh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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