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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륜 심의 보류된 영화"유리" 무삭제 칸영화제 출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심의문제로 난항을 겪던 영화 『유리』(양윤호 감독)의 칸 영화제 출품이 가능해졌다.
오는 5월9~20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49회 칸 영화제의 비평가주간 및 최우수 신인감독상 후보에 오른 『유리』는 공연윤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문화체육부로부터 통관추천이 거부됐으나 26일 공륜이 해외출품에 한해 무삭제 통과를결정,칸 진출길이 트였다.
그러나 공륜은 국내 상영만큼은 특정종교를 모독할 우려가 있기때문에 지난 18일 결정한 대로 「촛불승」(문영동扮)이 주인공「유리」(박신양扮)에게 비아냥거리는 어투로 대화하는 장면과 정신잃은 「누이」(이은정扮)를 강간하는 장면 등 을 삭제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대해 하명중영화제작소 측은 배경이나 인물이 우리나라 특정지역이나 인물과 관계가 없고 등장인물들이 입고있는 가사도 조계종 법복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한편 『공륜측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전체 줄거리와 기획의도가 훼손되기 때문에 상영 을 안하는 한이 있더라도 필름을 손상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불교계 입장도 미묘하다.
조계종 관계자들은 지난 3월 12일 이 영화를 시사하고 난 뒤 승려의 살생장면과 정사장면 등을 여과없이 묘사한 것에 대해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륜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조계종에 별도로 자문한적이 없으면서도 영화개봉후 거세질지도 모르는 불교계 반발과 세계 유수영화제에 초청된 작품마저 가위질한다는 비난을 동시에 피하기 위해 조계종 의견 수렴을 거치는 형식을 취 했다는 것.
25일 오후 기술시사를 하고 난 대부분의 영화관계자들은 『난해하지만 영상미가 뛰어나며 실험성도 돋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특히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와 수행과정의 리얼한 묘사,진지한 메시지 등이 돋보인다는 것.
국내 개봉은 칸 영화제 직후로 예정하고 있으나 심의문제가 아직 결론나지 않아 유동적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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