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 직행버스 '출근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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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7일 오전7시 분당신도시 효자촌 앞 직행버스정류장.
주민 김기성(金基城.회사원)씨는 서울로 가는 직행좌석버스를 기다리다 분통을 터뜨렸다.
1분이 아쉬운 출근길에 30여분동안 버스를 기다렸으나 4대의직행버스가 정류장에 서지도 않은채 통과해 버렸기 때문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金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변으로 나가 버스를 막아섰지만 운전사는 『정원이 초과돼 탈 수 없다』며 그냥 내뺐다.
결국 金씨와 함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 30여명은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출근길을 재촉해야 했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이같은 「승차전쟁」은 거의 매일 아침 되풀이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있다.
신도시의 인구증가로 교통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으나 버스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성남시에 따르면 분당~서울도심(광화문)간 노선버스 운행이 시작된 것은 94년12월로 당시 입주민은 19만여명.이같은 입주민수는 96년4월 현재 35만여명으로 늘었지만 버스는 단1대도증차되지 않았다.
현재 분당신도시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운행중인 2개노선의 직행좌석버스는 서울업체인 남성.동성고속과 경기업체인 경기고속등 3개 회사에 모두 48대.
차고지인 구미동에서 출발,1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으나 차고지를 출발한후 2~3개 정류장에 서면 정원이 다 차기 때문에한솔마을.양지마을.효자촌정류장등은 그냥 통과하기 일쑤다.
버스회사에 따르면 출.퇴근시간대의 교통수요를 충족시키려면 20대 이상 증차가 필요하다는 것.그런데도 증차가 이뤄지지 않은것은 서울시의 버스증차동결정책 때문.서울시는 『지하철 분당선 개통(94.9.1)으로 버스이용객이 점차 줄어드 는 데다 서울도심을 통과하는 분당~광화문노선에 증차를 허용할경우 서울지역 운행 버스업자들이 크게 반발한다』는 등의 이유로 증차를 허용하지 않고있다.
이에대해 성남시관계자는 『버스의 승차난으로 주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서울시와 협의해 직행버스를 증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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