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팔던 점원, 맥도널드 CEO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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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벨(43). 28년 전 호주 시드니의 맥도널드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맥도널드와 인연을 맺었던 그가 1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널드의 신임 사장 및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짐 칸탈루포(60) 회장이 이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경영 대권을 승계한 벨은 이 회사 창사 이래 '최연소'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운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다. 그는 19세에 이 업체 사상 최연소 점포 매니저가 됐고, 27세에 호주 맥도널드 부사장, 29세에 호주 맥도널드 이사회 이사가 되는 등 파격적인 승진을 거듭했다.

호주 맥도널드 사장과 아시아.아프리카.중동지역 책임자로 승승장구하던 벨은 2003년 1월 칸탈루포의 CEO 취임과 함께 118개국 3만여개 점포 관리를 담당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라 일찌감치 차기 CEO로 지목돼 왔다.

벨은 열다섯살 때 시드니 킹스포드의 맥도널드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자주 오는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등의 판매 아이디어로 매출을 늘려 매니저의 눈에 띄었다.

그가 자신의 능력을 결정적으로 발휘한 것은 1990년 맥도널드 체인의 유럽지역 책임자로 일하면서 6000여개의 점포를 관리하던 때였다. 그는 광우병 파동으로 휘청이던 맥도널드의 유럽 사업을 서비스 개선과 과감한 신제품 출시로 정상화시켰다. 샐러먼 스미스 바니의 외식업계 애널리스트인 마크 칼리노프스키는 벨의 취임 소식을 듣고는 "그를 아는 사람은 '그의 혈관에는 피가 아니라 케첩이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맥도널드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입'으로 책정했다.

한편 칸탈루포 회장은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세계 점포주 회의를 주재하던 중 심장병으로 급사했다. 28년간 맥도널드에서 근무하다 2001년 은퇴했던 칸탈루포는 2003년 맥도널드의 임원 구조조정 이후 회장 겸 CEO로 재기용됐었다. 그는 맥도널드의 서비스.상품.판매의 수준을 개선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고 그의 재임 기간에 이 업체 주가는 2배 이상 올랐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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