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시대財테크>재건축5.고층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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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5층이하 저층아파트 위주로 시행된 재건축사업이 최근들어 일부고층아파트에도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고층아파트 재건축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용적률이 낮아가구당 대지지분(전체대지면적을 가구별로 나눠 등기부에 표시되는면적)이 많아야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건물이 너무 낡아 재건축해야 하는 고층아파트의 용적률은 대부분 2백%가 넘어 현재로선 채산성이 없다는 게 건설업체들의 분석.요즘 용적률을 3백~3백50%정도 적용한다 해도 애시당초 땅 지분이 적어 큰 평수를 늘려갈 경우 조합원의 추가부담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설업체들은 용적률 1백50%를 재건축의 한계점으로 잡고 있다.그 이상되면 자기돈을 일부 부담해야 현재 살고 있는평수만큼 짓는 꼴이 돼 재건축은 아예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박성진대리는 『최근 서울지역에 10년이상된고층아파트 50여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용적률이 2백%를 넘어 재건축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미주하우징 김영수이사는 『따라서 민간 고층아파트를 재건축하 려면 주거지역에서 준주거 또는 상업지역으로 도시계획변경이 가능하거나 대로변에 있어야만 채산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시계획이 변경되면 용적률 한도가 높아져 그만큼 집을 많이 짓게 되고 따라서 조합원 배정분을 제외한 일반 분양분도 많아져그만큼 개발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준주거지역은 용적률이 8백%,상업지역은 1천%까지 지을 수 있어 일반주거지역(4백%)보다 두배이상 층수를 올리고 경우에 따라 주상복합 건물로 지어 상가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가는 분양가 제한을 받지 않아 사업채산성을 높이는데 좋은 상품 구실을 한다.그러나 이 경우도 상가분양이 잘 되는 지역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실제로 12층짜리 여의도 백조아파트의 경우 용적률이 2백%를 넘지만 상업지역에다폭 50의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상가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이를 헐고 45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또 용적률이 저층아파트와 비슷한 고층주공아파트도 어느정도채산성이 있다.
12층인 서울강남 모주공아파트의 경우 현재 용적률이 1백17%.재건축때 용적률을 3백33%로 짓는다고 했을 때 지분율(조합원이 돈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비율)이 1백50%로 상당히높은 편이다.
이처럼 고층아파트는 재건축해봐야 대부분 채산성이 없어 재건축대상 아파트는 무조건 돈번다는 데 현혹돼 무턱대고 투자했다가는낭패보기 십상이다.재건축대상 고층아파트는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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