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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믿고 …‘북한의 몽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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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의 북한 챙기기가 각별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면 중국 최고 지도부 구성원을 전부 만나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듯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특별 대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개막식 입장 순서 바꾸기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중국의 것’을 세계에 강조하기 위해 ‘차이나 스탠더드’ 개념이 강조됐다. 이를 위해 중국은 개막식 입장 순서를 한자 간체자의 획수 순서에 따라 하기로 결정했다. 누구도 예외가 없다.

그러나 원칙적인 이 부분에서도 중국은 북한을 배려하고 있다. 한국과 떼어놓기 위해서였다. 조직위조차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조치였다.

중국의 북한 감싸기는 8일 개막식에서 여실히 드러나 남북 선수단 입장 순서가 틀어졌다. 당초 간체자 획수에 따라 한국은 177번째 입장하고 바로 이어 북한이 178번째로 입장할 예정이었다. 북한은 이 순서에 반발해 남북한이 서로 떨어져 입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브루나이 공화국이 불참하면서 한국은 176번째로, 북한은 180번째로 멀찌감치 떨어져 입장했다.

개막식 귀빈석의 자리 배치도 북한의 ‘몽니’가 반영됐다. 당초에는 이 대통령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앞에서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김 위원장 측의 요구에 따라 자리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의 요청으로 원래 자리 배치 국명을 ‘North Korea’에서 ‘DPRK’로 바꾸면서 벌어진 일이다.

중국 측은 후진타오 주석과 외국 정상 간의 만남을 주선할 때도 김 위원장을 특별히 배려했다. 김 위원장은 도착 당일인 7일 후 주석을 만난 데 이어 8일 오전에는 권력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견했다. 이어 차기 국가 주석으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도 인민대회당에서 만났다. 중국 언론은 김 위원장의 동정을 보도하며 “전통을 계승하고 미래를 향해 선린 우호 합작을 강화하자(繼承傳統, 面向未來, 睦隣友好, 加强合作)”는 말을 되풀이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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