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제15대 총선뒤 계보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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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5대 총선을 계기로 신한국당이 바뀌었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명실상부한 집권당 대주주로 등장했다.몇년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다.
金대통령은 90년 3당합당 당시 59명의 통일민주당 의원중 49명을 이끌고 집권당에 들어왔었다.92년 14대 총선이 끝났을 때 생존자는 30명이 채 안됐다.
이제 15대 총선을 마치고 나자 범민주계적 성격을 띠며 무려73명으로 늘어났다.2.5배의 신장률이다.
신한국당 전국구 18명도 金대통령의 지명으로 배지를 달았는 데 이들까지 합치면 사실상 金대통령 휘하의 계보의원은 91명에이른다. 김대중(金大中)총재의 국민회의 의원은 79명이다.이를모두 DJ 단일계보로 치더라도 상도동계가 동교동계보다 12명이많다.양김(兩金)계보는 2백99명의 15대 의원중 1백72명(57.5%)에 이른다.
金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부산.경남일대에 강력한 「YS핵우산」을 펼쳤다.부산 21명과 경남 17명 등 38명에 이른다. 몇몇 민정계가 포함돼 있지만 큰 변수는 안된다.이들은 金대통령의 퇴임후 안전판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관심은 변모한 신한국당내 계파 구조가 여권의 다음 대통령 후보 선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일단 金대통령의 의중이 훨씬 큰 비중을 갖게 됐다.金대통령의 후원 여부가 당락여부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 金대통령이 뚜렷한 의사 표시를 할 지는 단정할 수 없다.그러나 92년 민자당 총재 취임을 전후해 『여당의 다음 대통령후보는 경선을 치르되 총재인 내가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하겠다』고 밝혀온 것을 감안하면 의사 표시를 할 가 능성이 높다. 민주계 지역구 의원 75명중에는 친(親)최형우(崔炯佑).친김덕룡(金德龍)계 의원이 각각 18명,19명 섞여 있다.이들은아직 독립 계보라기보다 상도동 방계 그룹에 가깝다.
崔의원이든 金의원이든 만약 金대통령과 뜻을 달리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들의 거의 대부분은 金대통령 의사를 따를 것이다.
민정계는 3당합당 당시 1백25명에서 6년사이 48명으로 크게 줄었다.김윤환(金潤煥)대표계와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계가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金대표계는 대구.경북에,李부의장계는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주로 포진하고 있다.이들도 계보 의원을 기반으로 여권의 다음 대통령 후보를 향해 뛸 것이다.
또하나 관찰 포인트는 수도권 당선자를 중심으로 친 이회창(李會昌),친 박찬종(朴燦鍾)성향을 가진 의원이 상당하다는 점이다.홍준표(洪準杓).맹형규(孟亨奎).김학원(金學元)당선자같은 사람들이다.아직 계보라고는 할 수 없고,李.朴씨가 바람을 탈 경우 대규모 합류가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金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대(大)민주계」를완성시켰다.98년초께는 신구(新舊)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새 계보 형태가 모습을 나타낼 것이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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