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선 빗나간 개표예측 외국서도 망신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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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4.11총선 직후 한국의 각 방송사들이 자신있게 내보냈던 총선결과 예측이 크게 빗나가는 바람에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있다. 특히 시차가 없는 일본의 방송과 신문들은 KBS.MBC.SBS등 방송4사가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전화조사를한 결과를 그대로 인용,개표속보에 「신한국당 1백75석.국민회의 72석.자민련 33석.민주당 11석」이라고 보도했 다.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방송4사의 조사가 「엉터리」로 밝혀지자 조간신문들은 3~4차례 판(版)을 바꾸는 소동을 벌여야했다.
아시히(朝日)신문의 경우 도쿄(東京)중심부 배달판과 인근의 지바(千葉)판의 제목이 정반대였고 본문도 크게 바뀌었다.NHK는 11일 오후7시 뉴스에서 KBS보도를 인용,신한국당이 과반수를 넘었다고 보도했다가 시간이 갈수록 「한국총선 거 여당의석약간 감소,그러나 정치적 혼란은 회피」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각 유력지들도 첫 판 마감시간인 11일 오후 9시쯤에는 「여당,예상외 건투,과반수 확보로 정국안정」(니혼게이자이)「한국총선거 여당이 대승」(아사히)「여당,과반수 차지할 기세」(요미우리)등으로 보도했다가 다음 판에 「여당,과반수 미 묘」(니혼게이자이)「여당,과반수 못미쳐」(아사히)「여당,단독 과반수 미묘」로 고쳤다.
일본 모신문사의 국제부기자는 『방송사들이 처음 실시하는 공동전화여론조사라 처음부터 크게 틀릴 가능성도 있다는걸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빗나간 여론조사 결과를 은근히 비꼬았다.그러나 일본 모방송사 기자는 『TV가 총선속보를 1초라 도 빨리 전달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문제는 여론조사가 틀린 것으로,빨리발달된 여론조사 기법을 도입해야할 것』이라며 이해를 표시했다.
지지(時事)통신의 이토(伊藤)기자는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출구조사가 허용돼야 한다』며 『일본의 각 보도기관은 오래전부터 나름대로의 출구조사와 사전 여론조사의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편』이라고 말 했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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