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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여파 TV편성 오락가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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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총선여파로 방송사의 편성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편성에서 빠지거나 급히 추가되는 등 파행이 잇따라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KBS는 당초 6일 저녁 방영예정이던 『다큐멘터리 극장』과 『KBS 빅쇼』를 빼고 대신 『전국 장애인 가요제전-사랑의 노래 마음의 노래』를 내보내기로 4일 밤 긴급 결정했다.
예정됐던 『KBS 빅쇼』는 세계정상급 바리톤 김동규 특별초청무대로 이미 수차례 예고방송도 나간 터라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았던 프로그램.또 『장애인 가요제전』은 원래 장애인의 날인 20일 방영키로 예정됐었다.
KBS측은 이에 대해 『고위 관계자의 지시로 밤중에 갑자기 편성이 앞당겨지긴 했지만 다른 정치적인 의도는 절대 없었다』고해명했다.그러나 공교롭게도 4일과 5일 일부 신문들이 「투표소2,3층 많아 장애인 선거거부 움직임」이라는 기사를 게재,KBS의 편성변경이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방송관계자들은 『이같은 편성변경보다 장애인들의 인권을 무시한선관위의 무신경을 뉴스 등의 프로에서 정식으로 다루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며 제작진의 안이한 태도를 꼬집고 있다. 이와함께 8일과 9일 황금시간대(저녁7시30분)에 편성됐던MBC 2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겨울기행,압록강.두만강 3천3백리』도 별다른 해명없이 방송일이 16일로 연기됐다.
주 내용은 올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중국과 러시아 국경 주변에 사는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생활상을 촬영한 것.
MBC측 관계자는 『3월말까지 촬영된 필름을 편집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방송하려한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고 말해 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편성시기를 앞당겼다가 오해의소지가 생기자 다시 연기했다는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SBS가 8일 오전 80분간 방송한 서강대 박홍 총장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가치기준』이란 선거 캠페인 방송도 인물선정이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불거져나오고 있는 방송사들의 석연찮은 「오락가락 편성」에 시청자들의 시선이 그 어느때보다 따갑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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