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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저수지의 개들""포룸"등 선댄스키드 작품 개봉러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미국 독립영화들의 잔치」라 불리는 선댄스영화제는 요즘 젊은영화팬들에게 가장 호감가는 영화제로 꼽힌다.
미국의 배우겸 감독인 로버트 레드퍼드가 85년 창설한 선댄스영화제는 매년 1월 미국 유타주 선댄스에서 개최되는 젊은 영화제. 레드퍼드는 상업적인 할리우드 제작 관행에 대항해 「미국영화의 예술적인 생명력을 되살리는 새로운 방법들을 논의하기 위한」재단을 설립,자신이 주연한 69년 작품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자신이 맡았던 배역의 이름을 따 선댄스란 이름을 붙였다.
선댄스영화제는 12년 동안 경륜을 쌓으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영화제로 자리잡았으며 무엇보다 재능있는 젊은 영화작가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보고(寶庫)로 주목받고 있다.
사전 검열이 전혀 없이 젊은 작가혼의 작품을 자유롭게 상영하는 선댄스영화제는 할리우드 상업성의 틀을 벗어난 영화작가들에겐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특히 틴 타란티노가 94년 『펄프 픽션』으로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하면서 선댄스영화제 출신 젊은 감독들에 대한 세계적인관심을 환기시켰다.또한 그후 미국에서도 저예산 독립영화들의 생존력이 강해지면서 선댄스영화제는 미국 영화에 독 창적인 목소리를 보태주는 자원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선댄스영화제를 통해 명성을 얻기 시작한 「선댄스 키드(Sundance Kid)」들의 작품들이 우리나라에도 잇따라 선보여 젊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개봉되는 『포 룸』(Four Rooms:네개의 방)은92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만난 네 사람의 젊은 감독이 함께 만든옴니버스영화.타란티노와 멕시코계 미국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스,알렉산더 록웰과 여성감독 앨리슨 앤더스가 각각 하나의 에피소드를만들어 연결했다.
또 현재 상영중인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과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선라이즈』도 선댄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던 작품.
링클레이터 감독은 타란티노로부터 『포 룸』에 함께 참여할 것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5월에는 로드리게스감독이 연출하고 타란티노가 출연한 현대판 흡혈귀영화 『황혼에서새벽까지』가 수입될 예정이다.
선댄스 키드들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튀는 감각」을 엿볼 수있는 『포 룸』은 새해전야 한 호텔의 완전 초보 벨보이가 겪는일생일대 최악의 밤을 그린 작품.
팀 로스가 맡은 벨보이 테드는 하룻밤에 네개의 방 손님을 맞으며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네명의 감독이 각각 네개방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연결한 것이다.마돈나.안토니오 반데라스.제니퍼 빌스.브루스 윌리스.타란티노등 스타들이 출연하 는 『포 룸』은 네개의 에피소드중 로드리게스의 「악동들」과 타란티노의 「할리우드에서 온 사나이」가 괜찮다.나머지 두 에피소드는 기대에못미치는 편.팀 로스도 초반에는 과장된 연기를 펼쳐 아쉽다.
개성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감독들이라 자존심 싸움도 심했던것으로 알려진 『포 룸』은 감독 이름의 알파벳 순으로 에피소드를 배열,앤더스-록웰-로드리게스-타란티노 순이 됐는데 제작사인미라맥스사는 타란티노가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점 에 매우 안도했다는 후문이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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