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칠석 맞이 전국서 행사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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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났다는 음력 칠월칠석인 7일. 제주도 한경면 용수리 포구의 절부암(節婦岩)엔 이 마을의 고씨 여인의 전설이 내려온다. 조선 후기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거센 풍랑을 만나 변을 당한 남편을 찾지 못한 이 여인은 나무에 목을 매 숨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 지역 대정현감이 여인이 자결한 나무 밑 바위에 ‘절부암’이라 새겼다고 한다. 이를 기려 7일 오후 7시30분 ‘망부 의 노래’ 음악회가 열린다.

7일 오후 대전시 보문산에서 진행되는 부사칠석제는 백제시대 부용처녀가 보문산 중턱 선바위에서 전쟁터에 나간 사득총각을 기다리다 그리움에 지쳐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에 따른 것. 사랑을 이루지 못한 영혼을 달래는 행사로 이어지다 일제 때부터 중단됐지만 1990년 학계와 지역주민들이 되살렸다.

인천 월미도에서는 예부터 칠석날 장맛비와 재난을 막고자 고사를 지내온 무속풍습을 이어 6일 오후 1시부터 7일 새벽까지 3회 칠석천제(七夕天祭)가 열렸다. 여성제관들만으로 제례를 치르는 유일한 행사다. 초헌관으로 제례에 참여했던 박송희(64)씨는 “칠석날이 음기가 가장 왕성해지는 절기인 탓으로 칠석천제는 예로부터 여성들이 제사를 주관해 왔다”고 설명했다.

고구려문화연구회는 7일 오후 6시50분부터 9시까지 경기도 구리시 고구려대장간 마을에서 ‘제1회 아차산 칠석제’를 연다. 서주원 고구려문화연구회 회장은 “아차산 칠석제는 고구려의 정통성을 잇는 행사”라고 말했다. 견우·직녀 선발대회에선 온달샘물로 얼굴을 씻는 세수식 등 행사를 치르고 최종 한쌍을 선발, 고구려 벽화의 견우·직녀 의상을 재현한 한복을 줄 예정이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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