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사르코지 정책 벤치마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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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 대통령은 최근 8·15 기념행사 관련 회의에서 “국가 경쟁력은 단순히 경제 성장만으로 높아지는 게 아니며, 국가 브랜드 등 무형(無形)의 힘도 함께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문 부근에 현대사박물관을 만들고, 경복궁∼광화문 앞∼숭례문까지 이어지는 거리를 국가의 얼굴이 되는 상징거리로 조성하겠다’는 방침도 그 연장선이란 것이다.

이 구상엔 니콜라 사르코지(사진) 프랑스 대통령의 ‘그랑 파리(Grand Paris)’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벤치마킹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6월 ‘파리를 런던에 필적할 만한 국제적 대도시로 만들자’며 이 정책을 제안했다. 건축과 도시계획 분야 최고 전문가를 대통령궁에 초청하며 ‘파리 개조사업’을 직접 주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임 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데도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가상징거리를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처럼 꾸미자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의 국제자문위원인 기 소르망 파리 정치학교 교수도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며, 경복궁 일대가 가장 매력적인 장소”라고 이 대통령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나 기업의 가치관, 준법의식 등의 소프트파워도 이 대통령의 관심 대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현대식 장비를 갖춘 병원이 많은데 왜 굳이 대통령 전용 병원을 둬야 하느냐”며 국군서울지구병원 부지의 환원을 결심한 것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확산을 기대한 측면이 강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경복궁에서 건국 60주년 기념식=‘제6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건국 60년 중앙경축식’이 15일 오전 경복궁 홍례문 앞 광장에서 열린다고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가 5일 발표했다. 기념사업위원회 측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선포했던 곳으로 행사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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